호랑이와 고슴도치의 힘 겨루기
2002-03-07 김임순 기자
‘호랑이가 고슴도치를 놓고 하품만 한다’는 우리속담이 있다. 만만하기는 하지만 자칫 자기가 피해를 입을까봐 섣불리 해치지 못하고 그저 보고만 있다는 의미다.
지난달 면방업계는 사활을 걸고 수입 코마사에 대한 덤핑방지 관세부과를 무역위원회에 정식 요청했다.
이에 무역위원회는 인도 파키스탄 인도네시아산 코마사 덤핑 수입으로 인한 국내 산업 피해 유무조사에 본격 착수하고 국내 코마사 유통질서 파악에 나서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면사 에이전트와 직물 등 수요업계는 “이게 어인 일이냐?”며 깜짝 놀란 토끼눈을 하더니 이제는 “정말 하는구나” 며 ‘호랑이가 덮치듯 한다’고 당혹해 하고 있는 것이 최근 관련 업계의 진짜 모습이다.
코마사는 내의류와 고급셔츠를 포함한 고품질의 면바지 등 의류소재에 사용되는 고급면사로 현재 면방업계는 과거 90년대 초반 카드사가 수입사로 완전히 대체된 이후 겨우 남아 있는 시장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최근 인도나 파키스탄 인도네시아산 제품이 덤핑으로 수입됨에 따라 국내 생산품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잠식당하고 있어 우려된다는 것.
특히 갈수록 수입비중이 커져 영업이익은 해마다 감소하고 재고량은 증가해 국산품의 판매가격 하락으로 국내산업 피해가 막대하다고 주장했다.
업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입사에 때문에 당하는 불이익을 본격 호소하면서 수입사를 막을 방법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덤핑제소라도 해야하지 않을까’그러나 내심으로는 ‘우리업계에서 수입을 앞다퉈하는데 무슨 덤핑제소를(?)’하고 넘어 간 적이 있다.
그러나 면방업계는 아무리 생각해도 눈앞에서 얼쩡거리는 고슴도치를 그냥 가만히 보고 하품만 하다가는 도리어 호랑이 날 수염이라도 뽑힐 것이라며 긴급처방을 강구키로 한 것이다.
수요업계는 섬유산업의 기본 업스트림은 살아있어야 하는 것은 마땅하다고 하면서도 그동안 면방업계의 신사적이지 못한 영업방법을 앞다퉈 지적했다.
‘호랑이가 삼대 독자를 안다 더 냐’며 사납고 악독하기가 호랑이와 같다는 이치를 내놓는다. 수출확대를 위해 가격을 어느 정도 선에서 맞추자며 손을 내밀어도 “다른 곳에 팔면 된다”, “물건이 없다”며 돌아서는 것이 면방업계 사람들의 기본 분위기임을 강조했다.
물론 수입사도 클레임 해결이나 문제가 전혀 없지는 않으나 수출에서의 가격 대나 품질 등 상호간 확실한 협의는 존중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국내 업계끼리는 상호 협력을 통해 수출한국을 빛 낼 수 있지 않느냐는 하소연이다.
호랑이도 제 새끼는 안 잡아먹는다며 면방업계 호랑이들을 비꼬고 있다.
/김임순기자iskim@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