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섬유·패션축제 유감”

2002-04-04     김영관
대구섬유·패션축제가 갈수록 태산이다. 범정부차원의 “한국방문의 해”와 보조를 맞춰 축제일정을 맞추기까지는 이해할만하다. 대륙간컵축구대회와 JCI 아시아 태평양대회등 국제적 행사와 연계한다는 취지와 의도도 축제의 국제화를 위해 칭찬할만하다. 그러나 짜임새와 예산을 들여다보면 실소를 금치 못한다. 그 첫째가 예산이다. 지난해 축제예산(14억원)에 비해 올해는 1/3수준에 불과하다. 대구섬유와 패션제품을 국내외에 홍보하고 수출활성화로 이어가야할 축제가 빛좋은 개살구꼴로 전략하는 느낌이다. 시와 협회는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치러야할 행사종목을 다 치룬다는 계획이다. 결과는 불보듯 뻔하다. 각 행사종목별로 부족한 예산때문에 제대로 치러질리가 만무하다. 국제적 행사가 자칫 망신당할 상황에 직면했다. 대구콜렉션의 경우, 매년 발전을 거듭해 어느정도 국제적 이벤트로 자리매김할 단계까지 진입했으나 지난해부터 다시 퇴보하는 느낌이다. 대구시는 99년 1억7천만원, 2000년 2억7천만원을 이 행사에 지원했으나 올해는 9천5백만원의 지원금을 책정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출품디자이너 수준이 떨어지고 선진 외국디자이너가 1명도 초청되지 못했다. 오히려 예산에 맞추고 국제적 행사와 연계하다보니 대구콜렉션과 한복패션쇼가 같은날 한 스테이지 사이를 두고 개최되는 웃지못할 상황까지 전개될 전망이다. 한복쇼 스테이지 시간이 끝나면 또 대구콜렉션 출품 디자이너가 출품하는 헷갈리는 상황이다. 행사장소 물색과 대관료 등의 문제로 4월말에 전시종목 및 경진대회가 한꺼번에 물렸다가 1달가량 쉬고 다시 5월 24일부터 축제종목을 치런다는 계획도 웃음을 자아내기도 충분하다. 그동안 축제는 시민과 언론, 섬유관련업계로부터 수많은 질타를 받아왔다. 핵심은 시민참여유도, 업계참여유도, 축제의 세계화등이 미비하다는 것. 그러나 무엇하나 개선된 흔적을 찾아볼수 없다. 오히려 전시행정이란 오해를 불러일으킬만큼 형식적이고 보여주기 위한 행사란 느낌을 지워버릴수 없다. 세계적 섬유·패션도시로 선포한 대구시가 이젠 밀라노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도약하는 일밖에 남은게 없다. 그러나 그 도약을 뒷받침할 절호의 기회인 축제가 오히려 외국인에게 또는 시민과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줄까 우려된다. /김영관 기자 ykkim@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