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한복의 전성기와 에콜로지 붐
2002-05-02 유수연
요즘 전통한복업계는 문화상품으로서의 한복의 예술성과 그 역사성, 그리고 상업성의 타진까지 각방면에서의 조명을 받고 있다.
물론, 지금까지 한복에 대한 인식은 이전부터 파리 컬렉션을 통해 상승무드를 타기도 했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 패션 코드가 주체성과 우월성으로 세계인들에게 조금씩이나마 각인되고 있다는 사실로서 시대의 새로운 조류를 일깨워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우리 생활속에 전통의상의 영향도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그러나 가까운 일본만해도 경우는 좀다르다.
젊은 아이들이 많이 모이는 거리에는 물론, 진즈에 남방을 입은 서양의 전형적인 틴에이져 스타일도 많지만, 기모노의 변형인 듯한 긴웃옷에 할렘 팬츠같은 옷이 어울어져 상당히 장식적이면서도, 어딘가 일본의 독특한 멋을 풍기고 있는 패션으로 접목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왜그런지 우리 패션의 실정은 극히 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고 전통 의상은커녕 개량 한복조차 입는 것이 어색한 분위기다.
이는 한복이란 예복이며, 옷장속에서 잠자고 있는 시간이 더 긴, 혹은 명절 때 어린아이들이나 입는 정도의 불합리한 옷이라는 감각이 남아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것은 또한, 그 옛날 군함과 대포로 위협받으면서 강제로 개화의 문을 연 이후, 악랄한 일제의 동화 정책이 강화되면서, 우리가 가졌던 모든 전통은 비합리적인것이며, 봉건적이고, 비과학적이라는 단어로 몰아 붙였던 시대의 비극성도 작용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한 문제의 핵심은 그때의 피교육자들이 지식층과 지도층을 형성해 정치와 경제의 핵심 멤버들이 해방된지 반세기가 지나도록 이나라를 지배해 왔었고, 이로 인해 자연보다는 인공적인 것, 전통보다는 서양문물, 인간적인 것보다는 합리적인 것만을 숭상해 왔다는데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신없이 달려온 지금, 우리가 부딪쳐야 하는 테마는 에콜로지의 현상이다.
에콜로지란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고, 생택계의 일부이므로 자연 전체를 생각해서 모든 것을 따라야 한다는 새로운 발상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우리의 전통은 바로 이 자연에서 발생된 것이므로, 에콜로지 패션의 부밍은 바로 이 전통 패션의 전성기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것이다.
물론, 모든 것을 버리고 원점으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단지, 이렇듯 새로운 가치관이 형성되는 시점에서, 어떻게 이 베이직한 아이템을 어필하고 투입시키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통적인 의복과 시대를 민속의상등도 새로운 풍조의 기반을 구축하는 베이직 아이템으로서 연구개발을 가속화시켜야 한다.
사실, 전통 의상이라는 것은 디자인, 컬러, 소재등의 요소가 오랜 기간동안 사람들에게 스며들어 자연스럽게 생활속에 배어 들어가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지금시점에서 뭔가 새로운 것을 첨가하면 마이너스 일지도 모른다.
그런의미에서 전통이란 섣불리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보다 참신한 소프트웨어로 소생 시키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절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 한국복식문화 2000은 상당히 입체적인 면에서 전통패션의 현황이 재고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복식문화2000이 전통의상을 ‘갖고 있는 것이 불편하다’는 것이 아니라, ‘갖고 있으므로 자랑스러운’ 문화의 우월감과 자긍심으로 일반인들에게 어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 크다.
/유수연기자 yuka316@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