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피혁용부직포업계, 대만과 가격경쟁
오더 현저히 감소…신제품 개발 절실
2002-06-23 KTnews
국내 인공피혁용 부직포 제조업체가 대만과 힘겨운 가격경쟁을 펴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우사태 이후 ‘나이키’등 메이저 신발 메이커의 오더가 상당부분 대만으로 흘러 들어가 원자재인 인공피혁용 부직포를 생산하는 한올, 동일, 전산텍스 등 국내 부직포업체의 인공피혁부문 오더량이 현저하게 줄었다.
뛰어난 영업력으로 세계적인 신발 메이커들의 오더 수주에 한몫을 했던 (주)대우가 지난해부터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자 대원화성, 덕성화학 등 다른 인공피혁 제조업체들은 영업을 강화하고 오더 해외유출 방지에 안간힘을 쏟고있지만 대만의 저가공세에 점차 밀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품질면에서 국내제품에 다소 미치지 못했던 대만의 인공피혁이 쌍팡, 난야 등 대표적인 합피 부직포업체들을 위시로 한국 부직포 전문가들을 영입, 품질을 강화하고 한국보다 평균 15%정도 싼 가격으로 바이어들의 구미를 맞추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관계자들은 ‘부직포산업은 패션이다’라고 정의하고 “지난 몇 년간 주목받았던 고밀도 제품 역시, 요즘 소비자들에 의해 식상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세계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결국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신소재 개발에 적극 나서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대부분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부직포업체들은 신소재 개발에 따른 자금압박을 우려하면서 “정부나 대기업들이 섬유산업은 사양산업이라는 편견으로 투자회피를 지속한다면 국내의 모든 부직포 전문가들이 해외로 팔려나갈 수 밖에 없을 것” 이라고 입을 모았다.
IMF 영향으로 수많은 부직포업체가 도산하게 되고 문외한인 외부인에게 경영이 넘어가게 된 점 또한 부직포 R&D 투자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일부업체를 중심으로 후가공업체와 부직포 제조업체간에 신소재 공동개발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그나마 작은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이민성 기자 mslee@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