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비즈니스의 産室]리사이클 패션의 산업化
디자이너 브랜드界 확산…새로운 묘미제시독자적 아이덴티티 뉴패션코드 ‘주목’
2002-07-04 유수연
그런지 패션에 이어 샤비룩의 등장과 함께, 중고품을 이용한 리사이클 패션이 주목을 모으고 있다.
80년대 과잉 소비에 염증을 느끼고 지금 현재 자신이 갖고 있는 것 자체를 중요시여기는 풍조가 고조됨과 동시에 최근 전세계적인 에콜로지의 풍토와 불황이 리사이클 패션을 만들어내고 있다.
유럽에서 20대 후반의 디자이너들은 ‘우리들 시대의 에스프리로 우리들만의 옷을 만들고 싶다’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아주 새로운 형태의 패션 코드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싱 한대만이 준비되어 있는 작은 아틀리에가 이들 리사이클 패션 디자이너들의 작업장이다.
고급스럽기는 하지만, 이미 진부한, 오뜨꾸뛰르를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시키기도 하고, 전혀 다른 소재로 전혀 다른 디자인을 탄생시키기도 하는 새로운 묘미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이런 움직임은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종종 시작되고 있는 것으로, 10년전 파리 추동 컬렉션에 즐리벳의 뀌야떼 라미누가 처음 선보여서 화제를 모았다.
그는 “나치즘에 반대한다는 정치 도덕성과 비싼 옷을 사지 않고도 머리만 잘쓰면 이런 재미있는 옷도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며 자신의 작품을 설명, 일약 스타가 되었다.
80년대의 오만한 딜럭스 패션에 의문이 생겼기 때문에 디자이너에 입문하게 되었다는 과거 건축학도 라미누는 또한 패션이라는 것을 통해 사회에 뭔가 자극을 주고 싶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리사이클 패션을 디자인하는 젊은 디자이너들에게는 이런 크리에이션을 사회 참가의 한형태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드리타 죠안나 베라쥬라는 리사이클 디자이너 역시, “전쟁과 빈곤으로 허덕이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패션에 막대한 돈을 들이고 있다는 것은 양심적이지 못하다.
그렇다고 거리 부랑인들의 누더기를 흉내낸 고가의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오만도 이해할 수 없다”고 그런지와 샤비패션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컬렉션을 본사람들은 마르세 오 퓨스(벼룩시장 모드)로 새로이 명명해야 할 것으로 이름 붙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그들이 어떤 창작성이나 의도로 이런 리사이클 패션을 만드는 것이 아니고, 자립 경영이 힘들다는 주머니 사정등으로 갖고 있는 소재를 활용하여 옷을 만들고 있는 것 뿐이라는 것이다.
벼룩 시장에서 입수한 우편 행랑 마대를 사용한 롱베스트를 발표한 엠마뉴엘 세리에르의 경우도 처음에는 자신의 펌프스 가죽을 이어붙여 블라우스를 만들기도 했다.
소재는 여기저기서 끌어 모았지만, 바디라인은 존중한다는 그녀의 작품은 리사이클 모다 꾸뛰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하다.
이것은 돈이 없고, 영세한 자금 회전을 해나가면서도 작품성에 신경을 쓴다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현재 쓰레기용 폴리 비닐백에 상품을 넣고 다니는 그들의 작품을 적극적으로 받아 들여주는 부띠끄의 존재가 그들의 창작력을 지탱시켜주고 있다.
아무튼 최근의 패션은 90년대 만들어진 서민용 건축을 봐도 알 수 있듯이 데모 크라시 무브먼 모데르(민주주의의 새로운 움직임)가 반드시 아름다움으로 추앙받고 있지 않다.
단지 그속에서 무언가를 모색해 가고 있는 가운데,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발견해 가는 뭔가 독자적인 스타일도 새로운 패션의 코드로서, 주목할만하다.
/유수연기자 yuka316@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