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타적 ‘찍기매출’ 극심
불경기 백화점 생존 위한 무리수협력관계 기본 인식 제고 시급
2002-07-07 한선희
상반기 불경기 속에서 여성복업계에 자발적, 타의적 찍기매출이 만연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상반기 극심한 불경기 속에서 백화점 MD개편을 앞둔 시점에 최정점을 이뤄 찍기매출이 성행하고 있다고.
모 백화점의 경우 최근 지하 행사장 캐릭터캐주얼 기획전에 참가한 브랜드별로 1천만원을 찍을 것을 노골적으로 통보해 브랜드사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불경기에 가매출 강요는 브랜드사의 경영악화를 부추겨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리뉴얼로 여성복 시장에 재도전했던 브랜드사들의 경우 몇 개월간의 영업실적이 검증자료로 활용되는 점에 브랜드사의 자발적 찍기도 허다해 씁쓸함을 더하고 있다.
소비층 형성 및 인지도 확산을 위한 기본 기간도 확보할 수 없는 백화점 유통 환경이 울며 겨자먹기로 자발적 찍기를 유도하고 있다는 것.
브랜드사 한 관계자는 “백화점 유통을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점을 악용한 백화점의 찍기 강요는 브랜드사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백화점의 경쟁력도 저하시킬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한다.
심지어 행사전서 목표매출을 달성해도 찍으라고 매입부서 전화가 왔다며 이는 자금이 탄탄하고 현재 다소 매출이 불안정한 브랜드사가 주타겟이라고 밝힌다.
백화점 모 여성복팀장은 “매출이 브랜드 평가의 잣대일 수 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나 유통에 대한 차별화 전략없이 여기저기 들어가기 위해 자발적 찍기를 하는 브랜드사들은 MD개편서 좋은 점수를 줄 수 없으며 결국 자멸의 길로 걸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가매출 활성화와 브랜드들의 효율 저하는 궁극적으로는 백화점의 퇴보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우려한다.
관련업계는 불경기일수록 백화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한 브랜드사들의 생리를 이용한 백화점의 가매출 강요는 협력관계에 대한 기본 개념 조차 없는 무지한 행위라는 자각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은다.
/한선희 기자 sunnyh@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