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광장시장 상인들 한데 뭉쳤다”

100년 고객사은 대축제 돌입…동대문 신화의 구심점 확인

2002-08-29     유수연
동대문 신화의 모태…광장시장 서울 종로는 조선시대 육의전이 있던 거리다. 1894년 갑오개혁으로 금난전권이 폐지되자 배오개(종로4가)와 동대문 일대는 국내 포목거래의 중심지가 됐다. 동대문상권이 커지자 배오개 상인 박승직은 1905년 7월 다른 포목상 장 두현, 최인성등과 함께 광장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자본금 7만8천원의 이 회사는 조선인이 설립한 국내 최초의 주식회사로 동대문시장의 경영을 담당했다. 동대문시장은 이후 전차의 개통으로 더욱 번창, 남대문시장과 서울의 양대 시장권을 형성했다. 광장시장과 평화시장으로 대별되던 이 재래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분 것은 94년 동평화시장 뒷쪽에 ‘팀204’가 들어서면서 부터. 이때부터 동대문길 동쪽에 아트프라자 우노꼬레 혜양엘리시움 디자이너클럽, 서쪽에 프레야타운, 밀리오레, 북쪽에 두타가 생겼다. 이들 세 상가는 주차장 등 재래시장의 난제를 해결하고 패션류 취급점을 대거 입점시킴으로써 동대문시장을 원단 중심 혼수시장에서 최첨단 패션타운으로 탈바꿈시켰다. 서울 패션상권의 중심지가 남대문에서 동대문으로 옮겨갔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섬유 패션업계를 뒤흔들어 놓은 동대문의 역사가 광장시장에서 파생된 것이다. 지금 재래시장의 변신은 가히 주목할만하다. 그러나 시설 현대화와 대대적인 홍보보다 중요한 건 판매되는 상품의 품질. 남대문시장의 자체조사 결과 무분별한 디자인복제가 재래 의류시장의 가장 큰문제로 지적됐거니와 디자인개발과 품질향상이 최대 과제로 부각되고 있는 시점에서 다시 재래시장의 새로운 역사와 신화가 광장시장에서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원시적 교역서 종합시장 성장 광장시장 발족시 시장의 이모저모를 살펴보면 상거래가 수요공급이 지극히 원시적이고 교역의 수단이 단조로워 당시 시장의 활동과 기능은 한산했다. 시장의 개장운영 역시 1일장, 격일장, 3일장, 5일장, 7일장 등 여러 가지 시장 개장 방식이 있었는데 광장 시장의 개설과 함께 상설시장이 사슬처럼 이어지면서, 동대문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시장개설시 주요 거래 상품이 주로 우마차로 연결하는 소규모의 단조로운 원시적인 시장 기능일 뿐에서 현재의 주거래 품목으로는 주단, 포목(한복), 직물(양복,양장지), 여성의류제품, 커텐지, 침구, 수예, 나전칠기, 주방용품,수입품코너, 청과,건어물,제수용품,생선,정육,야채등으로 말 거대 종합시장 그자체로 성장해 있다. 디자이너들의 필수 탐방코스 특히 광장시장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전통의 원단업체들이 한곳에 모여있는 것은 물론, 다른 종합시장과는 달리, 골목골목마다 진기하고 재미있는 볼거리, 먹거리들로 가득차 있어 실로, 우리나라 유통산업 역사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히 의류를 전공하는 학생, 혹은 옷 만드는 작업에 아주 많이 관심이 있는 디자이너들이면 이 광장시장을 안거치는 사람이 없을 정도. 의류 한복 웨딩용품등의 완제품은 물론이고 각종 원단에 부자재에 이르기까지 실로 없는 것이 없는 이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골목 골목 노점상 같은 리어카에서 원단을 파는 곳도 있는데 잘 만 고르면 싼값에 최고의 원단도 구할 수도 있는 이곳은 웬만큼 눈썰미 있는 디자이너들은 눈길을 뗄 수 없을 만큼 매력을 느끼는 곳이다. 공동브랜드 ‘토리존’탄생 한편, 광장시장은 올 가을부터‘토리존’이라는 공동브랜드를 만들어 냈다. 실타래(토리)처럼 이곳저곳 재미있게 얽여 있는 장소(존)라는 의미의 ‘토리존’이라는 예쁜 이름으로 국내·외국인들에게 적극적으로 시장을 어필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다. 일제의 침략으로 경제권을 빼앗기는 위기에 직면하면서, 국민전체의 의지와 선각자들의 손에 의해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광장시장. 그 광장시장이 세월을 따라 100년 역사의 터널을 건너왔다. 자랑스러운 국제적 시장으로 변신을 위해, 종로 상인총 연합회 회원일동이 지난 100년동안 이 광장시장을 아끼는 고객들을 위해 개최하는 사은 대축제는 단순히 재래시장 상인들차원의 이벤트가 아니라, 역사적 의미가 한껏 담긴 국민적 페스티벌로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유수연 기자 yuka316@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