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진출업체, 야반도주식 철수

大邱 제일섬유 이어 동우인더스트리도 무조건 중단한국섬유 이미지 ‘먹칠’…잔류업체도 타격 심해

2002-09-12     양성철
최근 중남미에 진출한 가먼트봉제업체들이 근로자들의 퇴직금 및 임금을 체불하고 무단 철수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면서 중남미에 진출한 한국업체들의 이미지가 훼손되는 등 여러 가지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우선 한달 전 대구에 소재 하는 제일섬유(대표 서조한)가 일방적으로 작업을 중단하고 국내직원들은 몰래 본사로 철수해, 공장가동이 중단된 상태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2일 서울소재의 동우인더스트리(대표 홍영대)도 작업을 돌연 중단하고 무단 철수하여 현지에서 무리를 빚고 있다. 또한 과테말라에 진출한 업체도 야반 도주식으로 공장가동을 무조건 중단하고 국내로 철수한 일이 발생해 중남미에서 국내섬유업체에 대한 이미지훼손과 불신감이 높아가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철수하면서 종업원들의 임금과 퇴직금을 정산치 않아 현지인 들의 원성을 사고 있으며 어떤 업체는 종업원들의 임금은 모두 지불했으나 퇴직금을 정산하지 않고 무조건 철수해 한국의 이미지를 흐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같이 중남미에 진출한 봉제업체들이 야반도주 방식의 철수를 감행하면서 공장가동을 중단하는 것은 우선 최근 4년 사이에 중남미에서 빈번한 노사분쟁으로 생산성이 떨어지는 반면 이 지역의 임금은 노사분규영향으로 2배 이상 올라 1인당 인건비가 한 달에 250달러수준으로 상승, 저렴한 인건비의 장점이 없었진 것이 경영의욕을 상실케 하고 있다. 반면 동남아시아는 필리핀, 인도, 등의 경우 약 140달러 이하로 중남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로 미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 중남미에 진출한 업체들을 어렵게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인건비 상승으로 경쟁력이 없어진데다 최근 세계경기침체로 미국의 오더가 급감하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중남미에서 야반도주 방식의 철수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해당업체들의 주장이다. 또한 2∼3년 전부터 바이어가 원부자재 구매업체를 전부 지정하고 중남미에 진출한 봉제업체는 순수 봉제임가공 방식으로 전락하면서 더욱 수익성이 악화된 것도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니트편직공장은 사정이 다르다. 편직물은 NAFTA확대조치에 의한 CBTPA법 발효로 대미수출 쿼타제한을 안 받고 있어 미국시장에서 대량오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물량이 커서 대량생산에 따른 이점으로 아직도 중남미에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편 우리나라 섬유업체의 해외진출은 국별로는 중국 996건, 필리핀 140건, 인도네시아 153건, 방글라데시 51건, 스리랑카 49건, 베트남 59건, 과테말라 95건, 온두라스 53건 등 주로 저임금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후발개도국에 집중되어 있으며 NAFTA확대조치에 의한 CBTPA법 발효로 대미수출 쿼타를 회피하기 위한 중남미로의 투자가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투자후 무리 없이 철수하는 방법을 미리 강구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양성철 기자 scyang@kten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