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홈쇼핑 체널 랑데뷰…제3의 유통혁명 ‘설왕설래’
찬성론 세컨드 브랜드 개념…백화점 의존 유통시스템 개혁도 기대반대론 덤핑식 판매수법 고급이
2002-09-12 유수연
최근 디자이너들의 홈쇼핑 참여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
CJ39쇼핑의 IIDA브랜드 런칭에 의해, LG홈쇼핑이 한국 패션협회와 조인식을 맺고 ‘서울컬렉션’이라는 이름하에 패션협회 회원사들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TV홈쇼핑이 황금알을 낳는 유망 사업으로서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은 불과 3년정도.
‘김창숙 부띠끄’을 대표로 하는 미씨와 마담존을 잇는 일부 브릿지 브랜드들의 TV 홈쇼핑진출로 성공을 거두자 TV 모 홈쇼핑의 경우 방영을 준비중인 브랜드의 접수 완료된 상태를 기록하는등, TV홈쇼핑채널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여성 마담존, 남성 캐주얼, 언더웨어업계로, 최근들어 디자이너의 이름을 통해 상품의 고급화를 시도하려는 홈쇼핑 채널 업체의 전략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전문점의 부진과 백화점 횡포에 견디다 못한 디자이너들의 현실속에서 모색되는 디자이너 브랜드의 홈쇼핑 진출에 대한 찬반론을 들어본다.
찬성론
“백화점 전개는 이제 지긋지긋합니다. 뭔가 새롭고 참신한 제 3의 유통시장으로 홈쇼핑 채널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소비가 위축되고, 모든 경제의 구조재편이 가속되고 있는 요즘 백화점의 맹목적인 수입브랜드 숭배사상은 TV홈쇼핑업체에 대한 디자이너들의 관심을 부추기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좋으면 반드시 비싸야 한다’는 왜곡된 이론을 없애야 한다는 홈쇼핑채널 자체의 대중적 이미지.
물론, 이것은 눈을 낮춘다는 의미가 아니라, 싸고 좋은 것을 선별해 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하겠다는 대외적인 이론을 전적으로 공감한다는 것으로, 지명도가 그다지 높지도 낮지도 않은 이른바 중견디자이너의 경우 잘만하면 ‘대박’의 행운도 얻을 수 있다.
명성과 이미지가 생명인 디자이너 자체의 이미지 하락의 문제에 있어서도, 본매장 제품과 홈쇼핑제품은 엄연히 구분되므로, 일종의 세컨드 브랜드라는 개념으로 전개하겠다는 생각인만큼, 별달리 우려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더욱 즐거운 것은 프로그램자체가 재미있다는 것과 의외로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이 더 많아 졌다는 것이다.
전파의 위력이 디자이너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반대론
“한시간에 몇억씩 매출을 올려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정상가는 얼마인데, 여기서는 얼마에 판다고 떠들어대는 TV홈쇼핑 전문 진행자들의 덤핑식 판매수법으로 5천벌고 5억의 이미지를 손해봤습니다.”
얼떨결에 참가해 봤다는 한 고급 DC(디자이너 캐릭터)브랜드는 홈쇼핑채널 참가라고 하면 두손부터 내젓는다.
게다가 이들 그룹은 실제로 전혀 상관없는 상품들에 디자이너 이름을 마구 남용하며 팔아먹는 다는 것은 소비자들에 대한 기만이며, 제살 깎아먹고 있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수입브랜드와의 경쟁으로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오히려 자신의 고객들에 대한 신뢰를 지켜가는 것이 중요하며, 최소한 지금까지 쌓아온 이름을 지키는 프라이드라는 것.
아예, 자신의 이름을 사용하는 값으로 50억을 부르는 배짱 큰 디자이너도 있다지만, 실지로는 홈쇼핑 채널 판매에 참여할 생각이 아예 처음부터 없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왜냐하면, 디자이너 브랜드는 ‘돈을 버는데 있어 대중적인 것은 필요없다’는 딜럭스 패션의 기본전략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유수연 기자 yuka316@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