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휘청거리는 미국…뒤바뀌는 경제 패러다임
EC 경제 동맹 급부상…중국 비롯 양적 팽창국가 타격
2002-09-24 유수연
신자유주의 확산을 위한 미국의 힘의 외교와 중동국가간의 정치적 경제적 갈등으로 우리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20세기말 걸프전쟁의 승리로 신경제를 주도하면서 유례 없는 장기호황을 누렸던 미국이 다시 중동지역에서 전쟁을 일으킨다면, 힘의 외교를 표방한 조지 W 부시 정권의 출범과 과격 이슬람 세력의 테러와의 ‘정치 군사적 충돌’선언으로 유가가 불안해지고 주가는 폭락하는 등 전세계가 불황심리에 휩싸이게 된다.
이런 전쟁의 불길한 그림자는 섬유 비즈니스 전반에도 영향이 미치고 있다.
타월용도의 면화 산지인 파키스탄에서는 외국 상사의 주재원과 가족들에 대한 피난이 시작되고 있으며, 테러에 의한 뉴욕 어패럴 기업들의 영업정지로 인해 섬유제품 대미 수출상담이 사실상 중단되어 있는 형편이다.
게다가 만약 미국측의 보복 조치가 실현되면 중동지역의 아프가니스탄 인접국가에서는 대미 수출용 생산이나 물류쪽에서 보다 큰 차질이 빗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홍콩 어패럴 무역 회사에 진출한 기업들은 향후 대미 제품 수출에의 영향에 대한 우려는 극에 달해 있다.
쿼타(수출 할당) 규제가 비교적 없는 요르단, 네팔, 방글라데쉬등에서 생산 주력해 왔지만, 이들 모두가 아프카니스탄 인접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미국측의 보복공격이 시작될 경우 생산 및 물류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북미 어패럴 기업쪽에 제품 납입을 하고 있는 한 외국 상사의 말에 따르면 뉴욕시가 피해를 입은 것에 대해 맨하탄시내의 어패럴 기업과 소매업 상대의 상담은 완전 중단되어 있는 상태다.
일례로 갭의 뉴욕 오피스는 테러 사건 이후 1주일간 사실상 폐쇄상태다.
북미 시장은 10월부터 크리스머스까지 홀리데이 시즌으로 개인소비가 가장 왕성한 시기.
그만큼 테러 사건이 미치는 영향은 심각하며, 연초부터 떨어지는 아시아에서 북미시장에의 섬유제품 수출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제 세계 경제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물론, 미국의 금융시장이 극심한 신용경색에 빠지지 않고 국제유가가 쇼크 수준으로 급등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지 않는 한 공황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 대세적인 관측이다.
뉴욕의 금융중심부를 강타한 테러로 주식시장이 일시 가동중단 상태에 빠졌으나 700억달러의 유동성을 단기간에 공급하는 등 심각한 신용경색을 유발하지 않고 재가동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제유가도 예측은 들지만 미국의 보복공격으로 단기적으로 불안해지겠지만, 그것도 오르는 한계가 있는만큼, 오래 지속되지는 않는다는 낙관론 배경에 있다.
산유국들도 테러사태에 유감을 표시하면서 전쟁으로 유가가 불안해질 경우 증산을 천명하고 있어 ‘석유 무기화’와 같은 극단적 사태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새로운 힘의 균형의 대이동이다.
미국의 경제부흥에 상대적으로 침체되어 있던 유럽 EC경제권들의 부상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의미에서 양적 팽창과 규모의 경제가 통했던 대미용 수출업체 보다 차별화된 고급스러운 제품의 경쟁력을 쌓아가는 유럽용 수출업체가 호황을 맞게 될 것이라는 생각도 할 수 있다.
양적팽창으로 경제력을 늘려가던 중국은일단 주춤할 것이다.
물론, 미국경제가 무너질 것이라는 생각은 아무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변혁의 조짐은 이렇게 서서히 일어나고 있다.
/유수연 기자 yuka316@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