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형배 코오롱원단사업본부장
2000-01-20 한국섬유신문
코오롱 원단사업본부는 PET직물·나일론직물 등 화섬
직물분야서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에서도 최정상급 그레
이드를 자랑한다. 뿐만 아니라 국내화섬직물업체 가운
데 가장 많이 차별화 제품을 양산하고 또 선진국 마켓
만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대표적인 곳으로 유명하다. 상
식적으로 직물의 차별화는 몸집이 가벼운 중소기업들의
전유뮬로 생각하기가 십상이다.
그러나 코오롱 원단사업본부는 대기업이면서도 이같은
상식적인 발상을 불허한다. 최고 경영자 구광시 사장을
정점으로 안형배 원단사업본부장으로 이어지는 라인업
은 오직 차별화 제품개발만이 경쟁력을 발휘한다는 원
칙을 철저히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오롱의 차별화체제는 출혈·무한경쟁으로 貧益貧 현
상만 답습하는 국내직물업체들에 각별한 의미로 다가서
고 있다. 바로 제품 차별화만이 餓死상태인 국내직물산
업을 살리는 승부수라는 의미에서다.
지난 연말 코오롱그룹 임원인사서 한국화섬산업의 대표
적인 기술로 꼽히는 최첨단 인공피혁 샤무드 사업본부
까지 총괄하게 된 안형배 코오롱 원단사업본부장. 안본
부장은 국내 직물업체 대부분이 환율하락·주시장 침체
로 죽겠다고 아우성이지만 특유의 자신감으로 이를 일
소하고 있다. 안본부장을 만나 국내 직물산업의 현주소
와 코오롱 원단사업본부 핵심사업인 PET직물·나일론
직물·샤무드의 올 사업방향을 들어봤다.
▲올 원단사업본부 매출목표와 마켓전략은
―직물·샤무드 합쳐 2,000억원을 달성할 계획입니다.
98년보다 14.3% 증가한 것이죠. 그러나 매출목표 달성
보다 차별화 제품으로 미국·유럽 등 선진국 시장개척
을 강화하고 수익성 위주의 영업을 펼치는 것이 올 원
단사업본부의 핵심입니다. 이를위해 각부문별로 전략
아이템을 설정하고 목표를 향해 뛰고 있습니다.
▲각 부문별 전략 아이템을 설명한다면
―PET직물은 소모조 차별화 직물 울론(ULON)씨리즈
를, 나일론 직물은 듀폰의 탁텔을 겨냥한 풀덜씨리즈를
포스트 아이템으로 삼아 수출시장 개척에 앞장 서겠습
니다. 울론의 올 수출목표는 600만 야드·1,500만불 달
성입니다. 울론씨리즈는 지난해 바이어에게 선보이자마
자 선풍적인 인기를 모아 250만야드·600만불 수출을
달성한 코오롱의 전략 아이템입니다. 풀덜씨리즈는 미
국·유럽시장에서 절대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듀폰의
탁텔 경쟁소재로 개발했습니다. 외관과 품질을 강화한
차별화 제품으로 특히 코튼을 대체하는 아웃도어용 소
재로 큰 인기가 예상됩니다. 올 수출목표는 500만 야
드·1,000만 달러로 설정했습니다. 또 샤무드는 부가가
치가 높은 의류·인테리어용은 자체생산·판매하고 신
발용은 아웃소싱을 통해 수요자의 요구에 부응토록 하
겠습니다.
▲직수출과 옵셔물 수출 비중은
―저단가·볼륨위주의 직수출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
이 아닙니다. 코오롱의 차별화 원단 대부분은 미국·유
럽 등 선진국 유명 바이어들의 노미네이터에 의해 생
산·공급되고 있습니다. 물론 제품개발은 트렌드·소비
자 니드를 충족시키는 원단사업본부 개발팀의 몫이죠.
솔직히 옵셔오더는 실력이 없으면 엄두도 못내는 까다
로운 물량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올해 바이어 요구를
한층 충족시키는 것을 목표로 그룹 계열사 KFS·코오
롱상사 봉제부와 캐주얼 에이젠트를 연계한 샘플작업을
강화할 생각입니다.
▲대부분 직물업체들은 소재가 없어 제품차별화가 안된
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만
―고부가 차별화 제품은 하늘에서 그냥 떨어지는 것 아
니예요. 바로 제직·염색 노하우가 충분해야 제품개발
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죠. 저는 소재가 없어 제품개
발을 못한다는 것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는 동일한 소
재라도 絲조합이나 직물설계를 통해 얼마던지 차별화를
도모할 수 있고 고차가공기술만 있어도 고부가창출은
손쉽다는 뜻입니다. 다시말해 제직·염색중 한가지라도
남들보다 실력이 앞서면 제품차별화는 얼마던지 기할
수 있어요. 양쪽 모두 노하우가 앞서면 錦上添花지요.
▲최근 직물수출 하향세가 두드러지고 국내업체간 경쟁
도 치열합니다만
―베이직 아이템을 중심으로한 물량위주의 직물수출은
이젠 한계상황을 맞았습니다. 국내 직물산업이 살아남
기 위해서는 각사만의 차별화 전략을 강구해야 합니다.
앞으로 교직물 제품이 시장선도 소재로 각광받을 것입
니다. PET·나일론에다 코튼·레이욘·아세테이트·스
판덱스를 혼용한 다양한 차별화 교직물 개발이 시급한
과제라는 뜻이죠. 현재 국내업체간 무모한 출혈경쟁은
차별화제품 생산체제만 구축된다면 종식될 것으로 생각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한우물을 파는 장인정신 확립은
무엇보다 우선하는 패러다임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전상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