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디자이너 FOCUS]
국제화 시대 무국적 브랜드로 독일 시장 노크바이어 직접 내한 수주…아시아적 이미지에 ‘흥미’
2002-11-21 유수연
독일의 한 바이어가 디자이너를 찾아왔다.
디자이너 자신도 왜 찾아 왔는지 모를정도로 무명인 그에게 바이어는 7500여 PCS의 오더를 했다.
이유는 ‘재미 있다는 것’
7월 켈른에서 열린 인터진즈에서 아시아적 아트와 문화가 결합되어 있으며, 아이디어와 이미지성이 강한 그의 옷에서 묘한 매력을 발견한 것이다.
벽안의 바이어는 이제까지 한번도 한국 옷을 본적이 없으며, 중국과 일본, 한국을 구분해 본적도 없다.
아이템도 외국인들이 흔하게 입는 데님 청바지, 재킷류지만, 바이어는 아시아풍의 무국적 느낌이 마케팅적으로 가능성이 있으며, 무엇보다도 그의 카탈로그에 나온 모델들이 자극적이라는 평을 했다.
그의 작품에 등장한 모델들은 전부 무명이다.
이태원에서 만난 성직자 지망의 흑인이 있는가 하면, 종로 4가에서 만취되어 쓰러져 있던 노인도 있다.
그 술주정뱅이 노인이 입고 있는 표정과 그의 작품의 매치가 외국인의 눈에 절묘하게 비쳤다는 것은 아이러니중에서도 아이러니.
실지로 자극적인 컬러의 그의 옷에는 한자의 4자 성어가 자주 활용되고 있다.
변태성욕…정신분열…무한질주.
우리 T셔츠에도 외국어로 이상한 말이 많이 써있는데, 그들에게 그런 단어를 입히는 것이 왜 불가능하냐’는 것이 그의 이론이다.
물론, 독일 바이어는 단어의 의미에 관심이 없다.
그의 옷은 이제 유럽서 가장 트랜디한 디자이너 브랜드 편집 샵 ‘미첼라 비커벌’에 걸리게 된다.
어디에도 없는 옷을 찾을 수 있는 유니크한 샵이며, 발굴된 신인 디자이너들의 데뷔무대이기도 하다.
‘마이너스 성’은 미술전공자로서, 파리 의상 조합에서 오뜨꾸뛰르를 공부했고, 캐나다에서 캐주얼을 공부했다.
국내 내셔널 브랜드에서 다년간 일한 경험도 있지만, 그가 깨달은 것은 ‘몽땅 다 쓸데 없는 일’이라는 사실.
그리고 그는 세계로 나가는 길을 발견했다.
불필요한 것은 제거하고, 양보다는 음(마이너스)라는 이름을 택했지만, 결과적으로 양(플러스)으로 나갈것이라는 긍정적인 디자이너라는 인상을 준다.
그리고 인사동에서 가장 큰 인스피레이션을 받았다는 독일 바이어는 가기전에 의미있는 한마디를 남겼다.
“한국인들은 왜 한국에만 모여삽니까? ”
/유수연기자 yuka316@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