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타래]자처하는 하베스트 세대.....조능식
2000-01-16 한국섬유신문
▼이제 우리나라도 나이 많은 고령자(高齡者)시대로 접
어 들어 21세기에는 60세 이상의 총인구가 수백만에 달
할 전망이다.
이미 「시니어=SHINIA(연장자)」라던가 「실버
=SIRUBA(노인의 은빛 흰머리를 일컫는 말)」라는 말
로는 통하지 않을만큼 풍요로운 「숙년(熟年=무르익은
나이」의 생활을 보내려 하고 있는 양상이 우리에게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음을 본다.
옆나라 일본에선 아예 노년의 호칭을 「숙년」으로 부
르자는 운동이 전개되는가 하면 어떤 신문사에선 「하
베스트(收穫期)세대(世代)」로 부르자는 의견도 나왔다.
그만큼 고령자들의 생활이 사회 일반적으로 활발해지고
적극적인 면모를 나타내고 있어서다.
▼다음에 열거하는 고령자의 구별은 일본의 한 <고령
자 전문 여행사>의 가토(加藤)사장의 수십년에 걸친 체
험적 연구와 분석의 통계의 일부다.
-60에서 64세를 숙년자(熟年者) 65~74세를 시니어
-75~80세를 <하이시니어> 81세이상을 노인(老人)으로
대접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비교적 건강하며 시간의 여유가 있어 취미가 다
채로운데다 정보량(情報量)이 많으며 가장 효과적인 정
보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구전(口傳)이라 했다.
거기다 나름대로의 아름다움과 <멋>에 대한 관심도 15
년전보다는 월등 높아졌는데 <프라이드=자존심>가 아
주 높아 <호칭>에 대해서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들 같이 덮어놓고 노인이라 해서 「할아버지」-하
고 불렀다가는 혼쭐(?)이 난다고 했다.
요즘 어쩌다 시장이나 백화점에 나가 보면 노인을 보고
「아버님」하는 점원을 만나는데 이것은 <할아버지>보
다는 좀 낫다.
▼나이 많은 고령자라 해서 함부로 대하다가는 비즈니
스면에서 적지않은 손실(?)을 면치 못한다는 결론이었
다.
두 말할 나위없이 그들(물론 우리도 그렇지만) 고령자
들은 「인생경험」에 투철한데다 정보량이나 지식량(知
識量)이 풍부해서 그야말로 하베스트 世代인 것이다.
(한국의 경우 고령자들의 생활은 어떤가? 일본에 비하
면 여러 모로 낙후된게 사실이다).
어느 시인이 고령자를 빗대어 이렇게 말했다.
“노인(고령자)이란 거친 풍랑을 달리고 헤쳐온 후 포
구(浦口)로 돌아와 조용히 배의 돛을 네린 형상이다.
길다면 길었던 역정을 뒤돌아보며 나름대로의 수획(收
穫)을 즐길 권리를 누려야 하는 때다”라고.
▼-어쨌거나 비즈니스면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한
사람 한사람의 <숙년자>들이 모두 매력적(魅力的)세대
로 거듭 나기를 1999년 새해에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