숍(SHOP)과 스토어(STORE)…조능식
2000-01-13 한국섬유신문
▼그 옛날 요즘의 가게를 우리는 무슨무슨 전(廛=가게
전)이라 했다.
이를테면 옷감을 파는 가게를 「포목전(布木廛)」, 놋그
릇 가게는 「유기전(鍮器廛)」생선가게는 「어물전」
등으로 말이다.
그러던것이 요즘에는 슈퍼니 마트등으로 유통형태가 크
게 변하면서 가게들 명칭도 외국식으로 바뀌었다.
그 이전에 흔이 쓰이던 「숍=SHOP」이라면 <가게>
<소매점>이라는 뜻이지만 일본식으로 우리는 「멘스숍
=신사복점」 「플라워숍=꽃가게」 「커피숍」이니 하
는 등으로 쓰였다.
<가게>란 뜻의 숍은 주로 영국에서 널리 쓰이는 말인
데 우리에게 들어온 미국에서 흔이 표현되는 「스토어
=연쇄점=STORE」─즉 「북스토어=책가게」니 「콤비
니엔스스토어=편리점」등도 그리 낮설지 않다.
▼한편 「숍」은 「일터」란 뜻이 포함되는데 이것은
그 옛날 가게주인의 태반이 가게안에서 물건을 만들면
서 장사를 했기 때문.
「숍」이란 어원은 확실치 않으나 일설에 의하면 인구
조어(印歐祖語)의 「스케이브=SKEUB」─즉 보리타작
을 하고 만들어진 <다발>이란 의미라지만 의문이 없지
않다.
「숍」이란 말은 어쩌면 게르만조어(祖語)인 「스쿠팡
=SKUPPAN
(외양간)」에서 나온 그 옛날 저지대(低地帶)게르만語
「쇼프=SCHOPPE」가 고영어(古英語)에 끼어든 것으
로 치부된다.
그 저지대 게르만語의 쇼프는 「곳간」 「창고」 「외
양간」등의 이미를 지닌다.
또 한편으로는 본채에 이어 임시로 늘려지은 헛간같은
것인데 여기서 일을 하고 가축을 길렀고 가게로도 쓰였
다.
▼다시 바꾸어말한다면 우리네가 큰 잔치때 집안이 좁
아서 본채의 대문 앞마당에다 넓직하니 채양을 치고 많
은 손님대접을 하기위해 만들었던 「달개집」같은 것.
그렇다면 <쇼프>의 원조는 우리네의 「달개집」을 연
상케하지만 미국식의 <스토어>의 원뜻도 인구조어(印
歐祖語)의 「기둥」 「임시로 지은 헛간」이란 뜻과 비
슷한 것.
숍이란 그 옛날 저지대 게르만語등에서 직접도입됐던
고영어(古英語)로 「SHOPPE」가 됐고 「외양간, 헛간,
가게」등의 의미로 통했다.
─어쨌거나 현재 영어의 「SHOP=가게, 일터」이 제대
로 자리잡은 것은 13세기경부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