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기묘년을 맞아 유통가를 중심으로 「99 마케
팅」이 성행하고 있다.
시즌 마케팅으로 부각되고 있는 「99 마케팅」은 숫자
9와 연관된 다양한 판매촉진 아이템을 개발하는 양상이
다.
할인점과 백화점 생활용품 코너에는 균일가 아이템의
가격을 9자로 맞추며 0으로 끝나는 가격에서보다 단가
에 대한 심리 부담을 적게 해 주고 있다.
의류, 패션업체들도 이에 적극 참여하는 추세로 재고
판매전에서 9만9천원, 19만9천원으로 가격을 제안하는
가 하면 99 S/S 정상가를 29만9천원 등으로 맞추고 있
다.
구매를 유도하는 얄팍한 상술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소비
자들은 1천원, 1만원이 덜 들어간 제품을 고르게 된다.
또 백화점을 중심으로한 전문상가에서는 겨울 정기세일
과 맞물려 고객 사은행사에서 99명 대상, 199명 대상, 9
월생, 9월 9일 기념일을 가진 고객들을 찾고 있다. 그러
나 비단 올해가 99년이라고 「99 마케팅」이 성행하게
된 것은 아니다.
지난해 98년에는 중저가 상품들이 히트를 치며 기존 브
랜드들이 가격 하향을 이룬 것을 증명해 보이기나 하듯
단품 아이템의 가격이 얼마얼마 8천원으로 끝나도록 책
정되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이러한 숫자와 연관된 「99 마케팅」이 해
당 연도와 상관없이 고래적부터 유행되어 왔다.
$O.99, £OO.99 등 1센트, 1페니가 덜 들어간 99단위
가격 라벨이 유난히 눈길을 끌도록 전시되어 있다.
「9」에 대한 美學!
무언가 새로이 시작한다는 개념을 우리는 1에서 찾고
있지만 10진수에 익숙하다보니 돈에 관련되어서는 가격
의 첫 시작이 단순하고 경쾌한 음을 같는 0에서 시작된
다고 생각한다.
반면 수량이나 가격의 종결은 9로 본다.
그러나 끝이라는, 마지막 숫자라는 개념뒤에는 새롭게
시작할 후 있는 0이 온다는 걸 인지해 본다.
왠지 충만하게 느껴지는 그러나 가득차거나 과한 것 보
다는 약간 덜하고 모자라게 느껴지는 이중 의미를 지닌
9를 보며 현실을 곱씹어 보는 기회를 가져본다.
「99 마케팅」은 단순한 구매력 유도의 판촉전으로 보
아 넘기기에는 불황을 종식시키고자 하는 우리 섬유,
의류, 패션업계의 새로운 각오로 받아들여야겠다.
모자라고 부족한 업체들은 새로운 미래를 약속하는 99
년을 맞이해야 하고, 부족함이 없는 가득한 만족감을
맛보고 있는 업체들은 마무리를 잘해 새로운 2천년을
내다보는 각오를 다져야 하겠다.
<길영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