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속 할 수 있는 가치를 찾자
2003-01-03 한국섬유신문
<공감과 감동의 시대>
2002년 새 아침이 밝았다.
변혁의 시대를 맞아 모든 산업체마다 스피드전략을 강조하고 있는 시대.
정보 기술과 통신 수단의 발달로 시간·공간·재화의 흐름이 현저하게 빨라지고, 그만큼 긴장감도 고조된채 2002년을 맞았다.
‘누가 뭐래도 해보지 않고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전제아래 검증과 수정의 과정이 초고속으로 되풀이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신세기의 테마는 사물에 대한 솔직한 공감과 색다른 감동을 요구하고있다.
막연한 컨셉의 제안만으로는 만족해하지 않을 것이다. 관념적인 컨셉보다는 물질을 통해서라도 느낄 수 있는 솔직한 감동이 중시된다는 말이다.
더 나아가 시간적 여유를 찾아 자기생활을 만끽하려는 ‘개인위주의 시대’로 접어들수 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신세기적 가치관이라는 것도 19세기와 20세기가 그랬듯이, 21세기말에는 현재와는 동떨어진 내용으로 진부하게 정의 내려질지 모른다.
더욱이 지금 이렇게 거창하게 느껴지는 21세기도 분명 그 시작은 유별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신세기적 가치관은 새로운 하드웨어의 개발 보다 이미 확립돼 있는 시스템 속에 나타나는 개인적 소프트웨어의 자각에서 비롯되고있다.
즉, ‘하드’의 새로움에 대한 한계를 ‘소프트’하게 커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수와 진보가 만들어내는 새로움>
2002년 섬유패션 비즈니스의 화두는 분명 우리 것과 남의 것, 그리고 보수와 진보의 절충에 있다.
복잡하고 난해하기 짝이 없는 수많은 키워드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줄 아는 이들이 신세기 문화를 이끌어 갈 것이다.
이는 하드웨어의 새로움보다 소프트웨어를 중시해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명백한 이론의 배경이기도 하다.
세기가 아무리 바뀌었어도 전혀 생소하거나 이질적인 요소는 발견할 수 없다.
오히려 종전에 유행한 것을 각기 다른 ‘소프트’로 소생시켜 인간감성에 訴求하는 마케팅과 패션의 오리지널리티를 소화해 내는 아이디어, 그리고 지금까지의 노하우가 비즈니스의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버려야할 오만과 편견>
그러나 유난히도 다사다난했던 지난해를 돌이켜 볼 때, 우리는 한결같이 공통된 과제를 안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다름 아닌, 개혁과 개방의 다짐에도 불구하고 ‘뚫어야 할 막힌 곳’이 있다는 것이다.
불신과 위선의 풍조가 치유되지 않은 채 아직도 우리 주변에 만연돼 있다.
미련과 회환은 일을 치르고 나면 언제나 남게 마련이다.
그러나 후회하는 아쉬움에서 멈추지 않고, 궤도 수정에 인색치 말았어야 했다는 생각이다.
한국섬유신문사도 올해 스물한번째 맞는 새해 아침의 덕목으로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역사 의식’이란 화두를 던져본다.
우리의 책임아래 우리가 그리는 우리의 자화상은 ‘實虛, 正誤, 是非, 明暗의 뚜렷한 구분’이다.
따져야 할 것은 따지고, 짚어야 할 것은 짚고 넘어가며 모든 일을 분명히 매듭짓자는 것이 우리의 주장이다.
<확고한 자기태도의 견지>
어둡고 무거웠던 한해보내고 새해를 맞고 보니 우리 사회가 한결 성숙됐다는 느낌이 든다. 질서를 바로잡으려는 움직임도 사회 곳곳에서 활기차게 일고 있다.
은둔과 암흑은 사라지고, 개방과 광명이 비치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강자와 약자, 부자와 가난한자 등 힘과 물질에 구애됨이 없이 교만하지 않아야 하고 비굴하지 말아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를 아끼고 스스로 지키지 않으면, 행여 용트림치는 역사의 서기가 꺾일까 두려워지기도 한다.
새해에는 할말은 하고, 들어야 할 것은 들을 것이다. 한국섬유신문은 거역할 수 없는 시대의 혁명적 변화에 순응, 새해에도 지속적으로 정론을 펴 나갈 것이다.
한때의 영욕에 치우치지 않고 영속할 수 있는 가치를 찾아 나설 것을 다짐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