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모처럼 패션업계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무계획이 계획」이고 하루하루 살아남는 것이 중요할
만큼 숨가쁜 한해를 보낸 업계가 이젠 더 이상 물러설
때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특히 중견사들은 니치마켓
을 공략,불황을 호기로 전환하는데 중점을 두고 올 한
해 사활을 건 한판 사투(?)를 벌일 각오다.
지난해 패션업계는 극심한 어려움속에서도 구조조정을
끝냈고 물량감축을 통한 재고소진에 힘입어 99년은 안
정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워낙 98년도에 최대 절반수
준까지 물량을 감축한 탓으로 99년은 전년대비 여성복
은 대형사 5-10%,전문브랜드사는 20-30%상당 물량을
확대한다.
남성복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대기업사를 제외하고 중
견사들은 최저 10-50%까지의 물량확대를 시도할 조짐
이다.
스포츠社들 역시 전년대비 30%성장을 목표에 두고 리
피트활성화를 실현해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전반적으
로 획기적인 수치와는 달리 전년에 축소한 물량에 비해
선 보합세인 경우가 많다.
이와같이 패션업계가 올해 확대될것으로 우려되는 실업
율급증등 난제가 있음에도 공격경영을 펼치는 것은 원
부자재,협력생산라인등 전 업계에 동시다발적인 활력소
를 가져다 주는 것이다.
패션업계 99년 사업계획은 과거 볼륨지향형 외형확대차
원을 확연하게 탈피하고 자사능력과 특성에 부합한 탄
력적인 영업과 안정성장중심이어서 바람직한 비전으로
기대된다.
진정으로 업계가 바라던 선진국형 패션구도갖추기에 시
동이 걸린 것이다.
각 사별 자사역량의 철저한 파악을 통해 특성에 부합된
마케팅을 펼치고 아이템특화로 니치마켓을 공략함을 기
본 영업골자로 하고 있다. 더불어 무리한 자체생산라인
가동을 배제하고 생산에서부터 기획,영업에 이르기까지
비효율적인 요소를 과감히 드러냄으로써 이익중심·효
율배가의 경영전략을 구사한다.
특히 전문아이템을 특화한 프로모션사나 협력사를 통해
철저한 아웃소싱을 하고 수주제 강화 및 일일입출고시
스템 도입, 리피트 생산강화등은 최근 두드러지는 업계
의 발전적 성향이다.
업계의 왕성한 발전적 의지가 완벽하게 실현될수 없다
고 하더라도 무조건적인 외형성장발상이 아닌 이익구조
개선측면에선 향후 업계발전에 한 획을 그을수 있을것
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업계의 의지를 실현키위해선 백화점측이 공생공
존하겠다는 의지로 업체활성화에 기여해야 한다는 전제
가 돼야 할것으로 한 목소리를 낸다.
새해의 가장 큰 과제는 가격정상화라고 할수 있다. 의
류가격이 안정되고 가격정상화를 통해 무리한 세일을
하지 않기위해선 백화점수수료가 하향되지 않고는 어렵
다는 것이 최근의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이를 백화점측은 IMF로 판매가 떨어져 자사의 채산성
을 고려한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언급한다.
실예로 합리적인 가격대의 전문브랜드가 탄생해 얼마
버티지 못하는 것은 바로 차별 수수료율이 적용되지 않
기때문인데도 브랜드사측은 이를 감수하고 입점해 채산
성악화를 겪기도 한다. 무엇보다 관련업계는 내실성장
을 도모하려 하지만 거대백화점들의 옵션(?)이 걸림돌
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자면 본점에 입점하기위해선 판매력이 떨어지는
지방이나 지역상권 브랜치에 입점을 해야 하는것등이
다. 이 경우 고가의 경우 한매장당 1억여원의 물량이
이동돼야 하기 때문에 본점의 영업이 활성화되더라도
전체적으론 큰 이득이 없다고 봐야 한다.
또한 IMF라는 전제아래 어디로 튈지 모르는 MD개편
의 불똥을 업계는 항상 두려워 하고 있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발빠르게 대처한다라는 말은 총론
으로 쉽게 쓸수는 있겠지만 각론을 제시하기는 쉽지 않
다. 특히 백화점의존도가 한층 높아진 최근에는 더욱
어렵다. 무엇보다 패션업계가 발전하기 위해 새해엔 유
통과 메이커의 상호공존체제구축이 시급한 실정이다.
물론 브랜드사들의 역량별 분명한 색깔 드러내기와 차
별화가 우선 전제돼야 함은 말할것도 없다. 이것 또한
소재를 비롯 전 섬유업계가 맞물려 한 박자로 이뤄내야
할 숙제이다. 새해 패션업계의 활성화가 전 섬유산업발
전에 기여할 것을 기대해 본다.
<이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