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MD개편 ‘원칙이 없다’
인맥에 ‘좌지우지’…입점통보후 막판뒤집기 속출퇴점社 ‘고소’ 운운 해프닝도
2003-01-19 한선희
백화점의 상반기 MD 개편이 완료되고 있는 시점서 막판 뒤집기가 속출, 물의를 빚고있다.
이번 개편은 원칙과 합리성보다 인맥에 좌우되는 경우가 허다해 예년보다 그 심각성이 더하다는 것.
퇴점 예정 브랜드사들이 매장을 유지하기 위해 가매출을 찍거나 백화점 사장과의 밀약으로 퇴점이 보류되면서 확정됐던 신규 입점도 백지화가 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실무자 선에서 입점이 확정되더라도 하루만에 뒤집기가 이뤄져 이번 MD 개편은 ‘낙하산타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그나마 소폭MD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러한 폐단은 신규 및 유통확산을 본격화하는 브랜드사들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간 MD 개편서 소위 ‘빽’ 활용하기는 없지 않았으나 이번 시즌에는 입점이 확정되고 인테리어 도면까지 나온 상황서 반전되는 경우가 발생, 매장 오픈 당일까지 안심할 수가 없다며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모 백화점의 경우 사장선에서 입, 퇴점이 뒤집기돼 신규 입점을 통보했던 매입부를 당혹스럽게까지 했다.
퇴점 대상의 브랜드사들의 버티기 작전이 치열, 어마어마한 금액의 가매출찍기나 백화점 윗선과의 회담 등으로 매장을 유지함으로써 이번 개편을 더욱 소폭으로 한정시켰다는 목소리다.
A백화점 본점의 경우 여성복 M, E, Y 브랜드가 퇴점 예정이었으나 가매출로 입지를 유지, 개편이 거의 없을 정도.
B백화점 본점은 J, M, M 등의 브랜드가 낙하산 타기로 매장을 전개하게 됐다고 전해지는 등 개편 내용이 거의 인맥에 좌우되고 있다.
매입부 한 관계자는 “요즘은 퇴점시키기가 더 어렵다. 퇴점 논의만 나오면 사장선에서 뒷거래가 이뤄져 원칙이 흔들리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토로한다.
S사의 경우 A백화점서 퇴점 위기에 직면하자 백화점을 고소하겠다고 협박해 매장을 유지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질 정도였다고.
한편 백화점 유통 의존도가 높은 패션업계의 현주소서 이러한 현상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팽배하다.
/한선희 기자 sunnyh@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