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빙(RUBBING)과 탑본…조능식

2000-01-06     한국섬유신문
▼지난 전전 호에서 <탑본=榻本><탁본=拓本><어탑= 魚榻>과 <어탁=魚拓>에 대해 간단히 비교해서 얘기했 지만 서양에선 베껴내는 작업을 루빙(RUBBING)이라 한다. 「부룩크린박물관순보(博物館旬報=THE BROKKLYN MUSEUM QUARTERLY」의 1938년 7월호엔 「탑 본」에 대해 소개한 기사가 실려 있다. 그것은 외국인 의 눈으로 본 중국의 「탑본술(榻本術)」에 감탄하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중국인은 오랜동안 비석이나 금석동기(金石銅器)에 새겨진 글씨등에다 먹을 칠하고 종이를 붙여 두들겨 교 묘한 방법으로 베껴내고 있다. 이것을 중국에선 <탑본>이라 하는데 영국의 교회등에 서 황동비(黃銅碑)등 메달을 복사하고 있는 것과 비슷 하지민 중국인의 그것은 전연 다른 방법으로 만들어 진 다. 따라서 영국의 고고학자(考古學者)들은 그 기법에 감탄 과 찬사를 금치못하고 있다”고 하며 이어 “첫째 중국의 탑본은 그것에 걸맞는 질기고 흡수력이 좋은 종이(화선지)와 먹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단히 복잡하고 세밀한 금석문을 멋지게 탑본해 내는 데엔 그저 경이로울 뿐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두 말할 나위없이 중국사람들은 「문 자」를 사랑했기에 그것을 비석이나 금석동기에다 새기 고 또 이것을 원본 그대로 재현(再現)시키는데 심혈을 기우린 산물로 중국에서만 완성가능케 한 것이라고 본 다(下略)”. ▼탑본의 아류(亞流)인 「어탑(魚榻)」의 제작이란 간 단히 말해 「기록적」인 것에서 요즘은 낚시의 연장이 며 즐거움으로서의 어탑-나아가서는 하나의 작품으로 승화시키고 있음을 본다. 어탑에는 두 가지의 방법이 있다. 하나는 직접법(고기 몸에다 물감을 칠하고 그것을 물기있는 화선지에 떠내 는)것과 간접법(고기 몸에 물감을 칠하지 않고 약간 물 기있는 화선지를 고기 몸위에 올려놓고 탑포(榻包=솜방 망이)에다 적당한 색의 물감을 묻혀 찍어 나가면서 밀 착된 고기몸위의 화선지에 골고루 두들겨 찍어 나가는 방법이다. 직접법은 고기몸에 직접 물감을 칠해 떠 내느니만큼 회 화적이며-간접법은 고기 자체를 그대로 떠내는 것으로 사실적인 묘미가 있어 어느 쪽이 더좋다 나쁘다 할수가 없어 두 가지방법이 나름대로 양립되고 있음은 다 아는 사실이다. 「어탑」은 낚시인만의 것이 아니라 일반 취미로 누구 나 해볼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