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지켜져야할 삶의 哲學…김시중본지발행인
2000-01-06 한국섬유신문
사람마다 다른 새해맞이
새해 아침이 밝았다.
원단은 누구에게나 밝고 맑은 새아침이어야만 한다.
우리는 새해의 첫아침에 한해의 소망과 기원을 걸어 온
오랜 버릇이 있다.
지나온 세월들이 고난과 역경으로 얼룩진 잊고 싶은 나
날이었다면, 다가오는 새날들에 거는 기대 역시 그만큼
크지 않을 수가 없다.
지나온 역사는 따지고 보면, 원단의 각오와 다짐으로
되풀이 하고, 세모에는 깨끗히 忘年하고, 청산해버리고
마는 축적일 뿐이였을지도 모른다.
물론, 연연세세 똑같은 이런 것을 그대로 전통으로 인
정하면서도 다가오는 새해를 보다 발전하고 창조하는
역사의 원동력으로 받아들이려는 사람들도 있다.
그만큼 한해를 보내고 한해를 맞는 감회는 사람마다 다
르다는 것이다.
겪어온 역정이며, 보고 듣는것에 따라 느낌이 다른데, 1
년을 마무리하고 준비하는 단계가 모두 똑같을 수는 없
는 것이다.
긍정적인 역사의식의 회복
그러나 유난히도 다사다난했던 지난해를 돌이켜 볼 때
한결같이 공통되는 과제를 떠올릴 수는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개혁과 개방의 기원과 다짐에도 불구
하고, 「뚫어야 할 막힌곳」이 있었다는 것이다.
믿어야 함에도 믿기지 않는 갖가지 요소가 우리주변에
짙게 퍼져 있었다는 것으로, 바른 소리가 분명히 들려
야 함에도 잘 들리지 않았다는 안타까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미련과 회환은 일을 치르고 나면 언제나 남게 마련이
다.
그러나 진작에 이렇게 하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에서 멈
추지 않고, 궤도 수정에 인색치 말아야 할것이라는 생
각이다.
그런의미에서 신문을 통해 역사의 길을 밝혀온 한국섬
유신문사도 올해로 18번째 새해 아침의 덕목을 「긍정
적이고 진취적인 역사 의식」으로 정했다.
우리의 책임으로 우리가 그리는 우리의 자화상은 實虛,
正吳, 是非, 明暗이 뚜렷하게 가려져야만 하겠다는 의미
이다.
따져야 할 것은 따지고,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짚고
넘어가며 모든일을 분명히 하자는 것이 우리의 주장인
것이다.
털어야 할 오만과 편견
물론, 거쳐야할 과정을 겪지 않으면 무리가 오게 될 것
이다.
따라야만 할 순서를 지키지 않을 때 무질서와 혼돈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우리는 그동안 선진국을 뒤쫏아야 하고, 잘 살아야만
한다는 절대적 명제가 걸려 있었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가 성취도와 자신감을 느낄 만큼 목
표에 접근해 가면서 분명하지 않은 부분이 생겼다.
「무엇이 선진이고 잘사는 길인가」 하는 의문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뛰면서라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피할 수 없는
과제이기도 하다.
여기서 해답을 얻어야만 목표에 도달하는 보람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며, 분명하게 가려내야만 할 것이다.
「개구리가 올챙이적 생각을 못한다」는 속담이 있는
데, 생각 못한다기 보다, 안하는 것일지 모른다.
인간 사회에는 개구리보다 더한 망각성이 실재함을 부
정할 수 없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한탕주의나 벼슬은 높고 보아야 한
다는 출세지상주의는 모두 올챙이를 거치지 않고 개구
리로 뛰어오르려는 것과 같다.
공연히 목에 힘주거나 어깨를 으쓱대어 오만이란 부자
연스런 몰골을 연출하는 속물들이 겸손의 미덕을 스스
로 깨우칠 때, 이 사회는 보다 정의로운 사회가 이룩될
것으로 믿는다.
확고한 자기태도의 견지
어둡고 무거웠던 한해보내고 새해를 맞고나니 우리사회
가 성숙된 어른 사회로 커감이 느껴진다.
비밀스럽고 어두운 면이 줄어들고, 개방적이며, 밝은면
이 돋아나는 것을 눈여겨보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이럴때일수록 서로를 아끼고, 스스로를 조심하고, 주의
하지 않으면, 행여 좋은쪽으로 뻗어가는 역사의 기운을
꺾을까 두려워지기도 한다.
질서를 바로잡으려는 움직임이 사회 곳곳에서 거창하게
일고 있다.
비리와 부조리를 뿌리채 뽑아버리자는 사회정화운동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이런 운동의 성패는 모두가 한결같이 자기 태도를 분명
히 하는데 달려있다.
더불어 참여해서 혜택을 함께 누릴 것인지, 아니면, 특
권의식이나 냉소의식에서 방관할 것인지를 분명히 밝히
는 것이다.
강자나 약자나 또는 부자나 빈자나 간에 힘과 돈이 있
고 없음에 구애받지 않고 교만하지 않아야하고 비굴하
지 말아야 한다고 믿고 있다.
이것이 분명히 지켜져야할 삶의 철학이며, 살아가는 슬
기일 것이다.
어느때고 자기 목소리는 바른말을 할 수 있다면, 이보
다 분명한 것은 다시 없을 것이다.
할말은 하고, 들을말은 들어야 한다.
그리하여 한국섬유신문은 간단명료한 시대의 원칙에 따
라 새해에도 정론을 펴나갈 것은 물론, 한때의 영욕에
가치를 두지 않고 영속할 수 있는 가치를 찾아나설 것
을 다짐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