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성공기원쇼 개최한 디자이너 ‘앙드레김’
사라진 고대왕실속 영원한 로얄클래식의 세계추구
2003-04-24 유수연
디자이너 앙드레김이 호주 오페라 하우스에서 패션쇼를 개최했다.
호주 뉴 사우스월즈州 문화관광성 초청으로 열리는 그의 쇼가 열린 곳은 호주의 디자이너들도 아직 오르지 못했다는 오페라 하우스.
패션은 상품이기도 하지만, 연극과 발레 뮤지컬과 같은 영원한 예술이라고 믿고 있는 그의 이미지와 참으로 걸맞는 장소가 아닐 수 없다.
40여회의 해외패션쇼, 100여회의 국내패션쇼, 국제적인 패션 행사는 언제나 그의 독차지.
그래서 디자이너 하면 누구나 “앙드레 김”을 떠올린다. 실지로 내로라 하는 뷰티관련 이벤트에 그가 빠지면, 뭔가 중요한 재료가 빠진 듯 그는 늘 섭외 대상 1위에 올라있다.
패션에 대해 아무리 문외한이라도 패션에 대해 화제가 떠오르면,‘아하! 앙드레김’하고 당장에 끼어 들만큼 그는 이미 모든 사람들이 첫마디에 떠올리는 패션의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가 추구하는 세계는 때묻지 않은 순수 엘레강스.
패션 일러스트를 공부할때도‘프린세스’만 그렸다는 그의 이미지 모티브는 동양적인 신비스러움.
그의 옷에는 언제나 나비와 새의 문양, 추상적인 꽃, 전설속의 왕자님이 있다.
그런의미에서 그의 패션은 역사 저편으로 살아진 왕실의 이미지, 고대 중국, 인도, 티벳등에 가라앉아 있는 아주 로얄, 클래식의 그림자를 찾아가는 여정인지도 모른다.
대하 드라마나 명작, 명화를 보듯, 인생의 최정점에 서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따뜻한 행복 혹은 애틋한 그리움 거기에 내면의 고독이 느껴지는 쇼.
바로 그가 말하는‘환타스틱’의 세계다.
그가 일반인과 분리되는 요소가 있다면, 누구도 손댈 수 없는 고고함이다.
때때로 사람들은 그런 그를 희극화 할때도 있지만, 그 자신은 결코 흔들린 적이 없다.
자신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정상에 서있는 大家가 치러야 하는 ‘당연한 고독’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노래방을 떠올리면, 그렇게 자유롭게 갈 수 있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하다는 영원한 꿈의 디자이너.
패션쇼를 끝내고 홀로 무대에 남겨졌을 때의 외로움을 사랑한다는 그는 자신에게 대중이 다가올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최근 화장품과 인너웨어의 세계를 제안한다.
“사람은 절대로 나이 순서대로 늙어가는 것이 아니예요. 물론, 일에 대한 열정과 연륜 그리고 깊이와 품위가 있어야 하죠. 저의 정신세계는 지금 20대의 열정으로 용솟음 치고 있어요.”
문득, 트렌드에 좌우되지 않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를 고수해 온 디자이너 앙드레김의 시대. 아니, 한국 패션 40년이 바람처럼 스쳐 지나간다.
/유수연기자 yuka316@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