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1주년 특집] 발로 뛰는 단체장-정훈 이사장

‘단결·창의·도전정신 중무장’애로사항 타개…진정한 ‘작은거인’

2003-07-26     김영관
『똑똑한 사령관은 병사들의 희생을 최소화 할 줄 안다. 또 전략과 전술도 핵심을 찔러 최소의 희생(비용)으로 최대의 성과를 얻어낸다. 기업이나 단체에서도 마찬가지다. 단체장이든 기업의 경영자든 다같은 지휘관은 아니다. 지휘봉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그 기업과 단체의 효율성이나 업무수행도는 천차만별이다. 주위를 살펴보면 이 같은 사례를 금방 확인할 수 있다. 대구·경북섬유관련 단체장 중에도 이같이 눈에 띄는 사람이 있다. 함정웅이사장(한국염색기술연구소·대구염색공단)과 정훈이사장(대구경북직물조합)이다. 이들 이사장의 공통점은 마당발 행보에다 그 행보는 곧 효율성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형식을 벗어던진채 맡겨진 임무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간다는 점도 공통점으로 꼽힌다. 그러다 보니 해당 단체의 가동성과도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염색연구소·염색공단과 직물조합은 이들 두 지휘관의 역량에 힘입어 전국에서도 제일 잘 나가는(?) 단체로 거듭나고 있다. 이들 두 이사장을 소개한다.』 ▣ 정훈 이사장<대구경북직물조합> 지난해 2월 조합이사장에 취임했다. 아직 1년 4개월이란 짧은 기간에 불과 하지만 그동안 겪어왔던 조합의 애로점들을 하나둘 타개해 나가는 그를 보고 모두들 “작은거인”이라 부른다. 큰 생각 없이 한 임기만 해보자는 식으로 조합의 지휘봉을 잡는 그였지만 막상 조합의 운영실태를 파악한 뒤부턴 그게 아니었다. 200여조합원 업체 대표들의 조합참여도가 크게 떨어진데다 재정상태도 말이 아니었고 조합의 공동구매사업에 이르기까지 메스를 가하지 않고는 도저히 정상가동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 그때가 지난해 5월. 임기 2개월째를 맞은 그는 “한번 해보자”는 오기가 발동했다. 그는 먼저 조직의 가동을 위한 운영방침을 내놓았다. “화합·단결, 창의와 도전, 투명경영, 이익창출”이 그것이다. 이 같은 운영방침에 따라 세부가동계획도 내놓았다. 조합원의 참여도를 높이고 조합의 사업을 활성화시키는 한편 모든 조합원에게 이익과 혜택을 줄 수 있는 마스터플랜이 나온 것. 먼저 조합원 회비와 참여도가 직결 돼 있음을 알고 1년분(2001년도)만 내면 완전 면제한다는 획기적인 방안을 내놓아 회비는 완납됐고 조합원의 참여도를 기대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이후 각 지역별 조합원들의 간담회를 열고 회원업체를 직접 찾아가는 마당발 행보를 보인지 6개월여만에 조합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냈으며 올2월 정기총회에선 90%가까운 참석률을 보인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조합사업 역시, 동맥경화를 불러일으킨 악성재고를 과감히 처분하고 되는 사업을 중심으로 철저한 성과 위주의 사업을 추진해와 이젠 정상가동이란 결실을 맺을 단계에 진입했다. 그는 “이젠 조합도 새로운 패러다임과 기동성이 없으면 가동의 효율성에서 좋은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말을 자주 해왔다. 이 같은 그의 생각과 행보는 불과 1년여만에 조합을 정상가동으로 변신 시켜놨다. 한달 중 절반이상을 조합에 투신한 그의 마당발 행보와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그리고 열의에 찬 추진력의 결과다. 이제 그는 제2도약을 위한 또 다른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영세임가공 위주의 준비공정 체제에서 탈피, 다품종 소량생산위주의 제직준비 고부가화 공장을 조합산하에 설립, 섬유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나아가 조합원 업체들의 수익증대와 제품고급화를 이끌어 낸다는 것. 조합원업체들은 이런 그의 사업계획을 기다렸다는 듯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있다. 정이사장은 이 사업을 제대로 성사시켜 직물업체들의 고부가화기반을 마련하고 나아가 국내에서 가장 대표적인 조합으로 직물조합을 일으켜 세운 뒤 남은 1년7개월후 단임으로 이사장직을 떠나겠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