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3D 기피현상…길영옥기자

1999-12-16     한국섬유신문
최근 업계에서 불고 있는 「3D 기피현상」. 패션 3大기 업을 빗대어 컨버터업계와 유통측에서 꼬리붙인 말로 이로인해 가뜩이나 어려운 업체들이 더 큰 고충을 안고 있다. 작은 불똥이 불씨가 되고 다시 큰 화재로 이어지듯 끊 이지 않는 악성루머는 해결 가능한 문제마저도 어려운 길로 거듭 일을 반복되게 하고 있다. 그러나 비단 루머에 현혹되는 타업계만을 탓할 문제는 아니다. 전통과 실력을 자랑하는 이들 중견업체들이 불황이라는 고비를 맞아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구조조정을 이루지 못하고 동안의 업적에만 연연한채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식의 우유부단한 태도를 취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20여년 패션전통을 자랑하는 D기업의 경우 최근의 불 안정한 재무구조는 과도한 투자에서 비롯됐으며 사내에 서 일고 있는 권력과 투기싸움을 간과한 탓으로 인해 하나로 일심단결하지 못하는 개인주의적 편향을 기업이 몸살이하고 있는 것이다. 협력社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이제까지 기업의 덩치로 만 밀려 종적 관계를 유지해 왔던 컨버터업체들이 실리 를 바탕으로한 횡적 관계를 유지, 동종편을 많이 잃어 최근 원단업체들의 공급이 현저히 끊어지고 있는 실정 이다. 또 다른 D기업의 경우는 시장파악에 대한 기동성을 발 휘하지 못하고 계속되는 브랜드의 부진이 가장 큰 원인 으로 분석되어지고 있다. 아울러 잇단 임원진의 사임으로 그동안의 인적 인프라 마저 잃어버리고 있어 한국 캐주얼웨어의 선봉으로 자 리잡았던 기업과 임직원 전문인들의 아이덴티티를 상실 해가고 있다. 자사 E브랜드의 경우 내년 S/S 양적 팽창을 기하고 있 는데 이에 대해 경기호황에 대비한 D회사의 성장 기대 치보다 한탕주의에 급급한 브랜드 위험설에 대한 걱정 치가 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악성루머의 근원지를 파헤친다는 근시안 적 대응보다는 근본적인 기업 이미지 쇄신과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열의를 보임으로써 그동안 쌓아왔던 신뢰도를 회복하는 길이라 하겠다. 지난해 일부 유통업체를 빗대어 한때 「3D 기피현상」 이 유행했었다. 그러나 전폭적인 구조조정과 부단한 입지 갖추기 노력, 자신을 한층 낮춘 솔직한 입장에서의 협력社들에 대한 도움 요청, 단계적인 공조체계 마련 등 자기변신, 자기 를 먼저 추수릴 수 있었던 덕에 최근 알짜를 갖춘 성공 면모를 보이고 있다. 또한 어려움에 처해있는 업체들을 위로하고 회생에 대 한 자구책 모색의 길을 함께 찾아주지는 못할 망정 남 의 약점과 어려움을 빗대어 더 큰 불씨를 만들어가는 각 업계의 각성과 촉구되고 있다. <길영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