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부도, 협력社만 ‘골병’

일부 유아동업체 부도덕한 고용주 야반도주 잠적미수금·재고 산더미…임금채납 등 ‘허탈’

2003-12-02     유수연
소규모 유·아동복 업체들이 고의적인 부도를 낸 후 자기 잇속만 챙기고 잠적해 소속 직원 및 협력 업체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발생해 업계 문제가 되고 있다. 올 F/W 라이센스 ‘R’ 브랜드 신규 런칭을 했던 A업체는 최근 이 회사 B사장이 계획적인 고의성 부도를 내고 잠적, 회사 문을 닫아야하는 상황에 처했다. 단순히 폐업의 문제가 아니라 이 회사 직원들은 몇 달간 임금을 받지 못했던 상황이고 이와 관련된 협력 업체들은 미수금 및 재고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어렵게 됐다. B 사장은 겨울 신상품 출고를 지속적으로 미뤄오던 상황 속에서 겨울 신상품, 가을 반품 물량, 회사 자금을 비롯한 집기 등을 챙겨 직원들이 아무도 없는 토요일 오후 모든 것을 정리하고 잠적했다. 현재 중국으로 건너갔다는 추측만 있을 뿐 모든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던 직원들은 그 동안 밀려왔던 임금은 물론 허탈한 배신감에 회사를 떠났고 관련된 협력업체들은 부도난 어음으로 인해 어려운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것. 또한 ‘R’ 브랜드 대리점을 운영했던 점주들도 겨울 신상품 물건도 받지 못한 채 부도가 나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고 큰 손해를 보아야 했다. 이러한 상황은 최근까지 백화점 영업을 전개했던 ‘K’ 브랜드의 경우에도 똑같이 일어났다. 이 회사 사장도 계획적으로 회사 부도를 내고 자기 몫만 챙겨 사라져 주위의 원성을 듣고 있다. 회사의 흥망은 전개하는 브랜드의 파워나 직원들의 단결에 의해서도 정해지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을 진두지휘하는 경영자의 마인드에 달린 것이다. 모든 것을 책임지는 경영자로서 자기의 이익보다 직원, 협력회사를 비롯한 회사의 이익을 생각하고 도덕적인 책임을 다해야 하는 진정한 CEO가 절실히 필요할 때다. /황연희 기자 yuni@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