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주얼업계 ‘꺾어 팔기’ 확산

시즌상품 가격 다운…제살깎아 먹기 우려

2003-12-04     KTnews
잦은 날씨 변동과 경기 침체, 소비심리 저하로 캐주얼 업계가 혼란스럽다. 가을 시즌없이 바로 겨울이 오는 듯 하더니 또다시 따뜻해진 날씨로 한참 팔려야할 겨울 상품들이 소진되고 있지 않기 때문. 가을 시즌부터 가죽과 점퍼등의 물량을 확대해 오던 캐주얼 업계는 본격적인 겨울 시즌을 앞두고 매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물량과 마케팅을 총동원했으나 기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년 상품을 기획판매하거나 물량이 없으면 시즌상품이라도 가격을 내려 소비자들을 잡으려는 캐주얼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한 관계자는 “12월초면 정상 제품의 모직 코트와 다운류등이 팔려야 하는 데 일부 업체들이 10월부터 전년 제품을 싸게 팔거나 시즌상품 세일에 들어가는등 가격을 꺾고 있어 너도나도 가격 다운에 돌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즌 상품을 가격 다운 하면서 정상제품의 판매율이 떨어지고 있어 관련 업계의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세일 기간이 한달에서 한달반 정도 빨라진것도 빨라졌지만 베이직한 상품인 3-5만원대의 다운자켓과 7-9만원대의 더플코트가 나오고 있어 가격 경쟁이 이뤄 질수 없다는 것. 특히 대중에게 인기가 높은 캐주얼에서의 이러한 ‘가격치기’ 경쟁은 제살깎아먹기 밖에 되질 않는다는 지적이 높다. 안그래도 대형 할인마트와 홈쇼핑, SPA형 브랜드들이 영역이 확대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번 세일이나 가격 인하는 리딩 브랜드들도 예외없이 참여하고 있어 관련 브랜드들을 울상짓게 만들고 있다. 캐주얼 리딩 브랜드인 ‘G’사는 지난해 날개돋힌 듯 팔리던 더플코트를 벌써 30% 다운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한편 지난 3월부터 6만장 정도의 인조무스탕 물량을 확보해온 ‘T’사는 기획 행사로 5만원대에 판매해 10만원대도 저렴하다고 내논 다른 브랜드들의 무스탕을 무색하게 만들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F/W 신규 브랜드 ‘M’도 시즌 상품을 활용해 모직코트를 5만원대에 내놓으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있다. 홈페이지를 활용하거나 쇼핑몰에 입점해 있는 관련 브랜드들도 온라인을 통해 시즌 상품을 30-50%까지 세일해 판매하고 있어 캐주얼 업계의 이번 겨울 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윤혜숙 기자 sooki@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