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 옷값이 장난이 아니다생산자는 현금결제…소비자는 카드결제

2004-01-15     유수연
경기 불안정해면 패션업계는 곧잘 ‘옷값시비’에 내몰리곤 한다. 특히 소량의 디자인을 자체 시스템 없이 속칭 ‘바느질집’에 의뢰해야 하는 신인 디자이너들의 경우, 원단발주와 생산단계에서 세금계산서를 발행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함에도 불구하고, 판매단계에 있어서는 소비자들의 카드결제등의 증가로 인해, 매출이 그대로 노출되는 불합리한 제도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현실. 게다가 일부 대형 백화점에 입점한 업체들은 매장직원의 월급을 비롯한 제반경비의 부담은 물론, 보다 큰 마진을 얻기 위해 제조업체들에게 소비자 가격을 높게 책정하도록 유도하는 주먹구구식 운영방침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옷값 거품시비가 일때마다 이른바 사치조장의 총알받이로서 세무조사의 대상 제1호로 떠오르기도 한다. ‘심할때는 1000만원 이상의 손해를 본적도 있다’고 밝히는 한 디자이너는 ‘뒷받침 없는 신인디자이너들이 의욕과 능력을 상실하고, 시장에서 사장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고충을 토로하기도 한다. 한국 섬유산업연합회가 국산·수입 의류제품을 대상으로 제조·수입원가와 판매가를 비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백화점·대리점은 판매가의 30∼38%를 판매수수료로 책정, 제조업체판매마진의 4∼11배를 챙기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디자이너들은 매장 직원 월급과 제반 경비를 따지면, 실질적으로 50%이상의 경비가 소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백화점에 입점한 디자이너 브랜드라면, 잦은 세일과 이벤트 행사의 강요로 인해, 전체 생산물량중 정상가격에 팔리는 것은 전체의 불과 10∼20%선. 즉, 30%이상 할인율이 적용되는 정기세일때 30%가 팔려나가고 균일가전에 기획세일을 실시하면 20%정도가 소진되는 것이 정례화 되어 있어, 처음부터 소비자들이 정상가격을 믿고 있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디자이너 브랜드의 옷값시비의 안정을 위해서는 일단 선결되어야 할 문제가 제조단계에서의 거래 투명성. 물론, 여기에는 영세 바느질 전문업체등을 정상사업자로 만들어야 하는 난제가 놓여 있다. 또한, 고품격 고퀄리티의 캐치플레이즈하에 만연되고 있는 무분별한 가격인상조장이나 자체 리스크의 부담의 사입 판매실현도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유수연 기자 yuka316@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