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남성복 디자이너 시대 열었다”

5인 전문디자이너 여성복 편중현상서 ‘약진’스포츠·페미닌적 요소 가미 자유로움 제시

2004-04-10     유수연
국내 남성복 디자이너의 세계가 열리고 있다. 이번 서울 컬렉션 기간중에서도 전체 54명의 디자이너중 남성복 전문 디자이너는 SFAA의 장광효(카루소)씨와 파리컬렉션에 참가하고 있는 우영미(솔리드 옴므)씨 비롯해 홍승완(Sweet Revenge), 정욱준(론 커스텀), 한승수(수한), 김서룡(김서룡옴므)등 5명정도로 여성복에 심한 편중현상을 보여왔다. 실지로, 국내 남성복 시장은 대형 전문사들을 중심으로 한 내셔널 브랜드과 해외 수입브랜드의 포션이 큰 까닭에 국내 남성복 전문 디자이너들의 입지는 위축되어 있고, 경쟁력을 갖추기가 힘든 상태. 이들 디자이너를 찾는 소수의 고객들 역시 트렌드나 봉제 제작 형태에 대해 매우 까다로운 성향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통합 컬렉션을 통해 그들은 자신들의 입지를 가장 강하게 어필 할 수 있는 장소를 갖게 되었다. 주로, 일상복을 중심으로 한 캐릭터 캐주얼의 세계를 펼치고 있는 이들의 컬렉션을 통해, 국내 남성복 전문 디자이너들의 존재성을 더욱 확고하게 표현하게 된 것. 트렌드적인 면에서는 약간 복고적인 이미지의 블루종이나 스패니쉬 코트나 탱커 재킷과 같은 리브 니트로 칼라와 햄라인을 장식한 블루종, 성근 컨트리 풍의 이미지, 라이더스에서도 워셔드 코튼과 코듀로이를 사용한 약간 낡은 듯한 이미지를 내세운 예년의 트렌드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특징.
▶장광효▶김서룡▶우영미
 
▶정욱준▶한승수
또한 빈티지의 영향을 받아 꾸뛰르에서 약간은 벗어난, 디테일과 캐주얼감을 강조하여 여성스러운 느낌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간 아이템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쇼적인 효과에 지나지 않는다. 일상속에서 어디에서고 입을 수 있는 릴렉스 웨어적인 이미지를 채용하는 추세를 타고있다. 포켓의 끝에 가죽의 보강을 하거나 물소의 버튼을 사용하거나 백에 플리츠를 채용하여 움직이기 쉽고, 사이드를 잡은 웨이스트 버클로 실루엣을 정돈하기도 하는 스타일도 두드러진다. 특히 우영미씨의 경우에는 파리에서 선보인 컬렉션을 선보였는데, 특히 한국자개가 주는 서정적인 문양과 밀리터리풍의 아이템과 절묘하게 믹스된 이미지가 한국적이라는 평. 카키, 와인, 그레이, 블랙을 중심으로 따뜻한 느낌의 울, 스웨이드, 니트 가죽들과 적절히 조화된 쉬크한 라인이 동양적인 느낌의 새, 구름, 연꽃, 나무 동물등의 자개 문양과 어울어져 색다른 표현을 하고 있다. 장광효씨의 경우도 정서적으로 편안하고 여유있는 컨셉으로, 캐주얼에 스포티즘을 강조하여 일상을 표현하고 있다. 산업혁명초기의 노동자나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유니폼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디자이너의 설명그대로, 잃어버린 인간성과 휴머니티와 연계되는 따뜻한 느낌을 강조하는 스타일이 지배적이다. 한편, 이번 컬렉션을 통해 여성복에서 남성복으로 과감하게 전환한 한승수씨의 변신은 가장 두드러지는 모습. 많은 참관객이 그의 첫 남성복 데뷔 컬렉션에 대해 호평을 아끼지 않은 만큼 일차적인 성공을 거뒀다. 그의 컬렉션의 특징은 여성복에서 얻은 디테일의 변화. 갖가지 다양한 모양의 팬츠배리에이션에서는 그가 표방하는 자유로운 남성상을 찾을 수 있다. /유수연 기자 yuka316@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