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窓]직물수출 ‘강자’로 가는길

2004-06-18     강지선
국내 직물수출시장이 올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와 아프리카 시장에 대한 업계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잠재된 수출시장으로 주목된 러시아 시장은 국내 직물수출업체들의 선전이 나타나고 있는 지역이다. 러시아 시장 진출 초기, 업계 일부에선 “얼마나 팔 곳이 없고 경쟁력이 없으면 그 추운 나라까지 가겠느냐”라는 회의적인 반응이 지배적이었으나 최근 대금결제방법이 까다롭고 언어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이 지역 시장을 위해 현지 에이전트를 마련하고 지사를 설립, 통역사원을 따로 두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검은대륙 아프리카 시장도 저가시장으로 별다른 이점을 찾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하에 이뤄졌으나 올 초 나이지리아 자수직물 시장은 자수아이템의 성수기로 크게 성장했다. 직물수출시장 침체를 벗어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눈물겨운 신흥시장 접근은 먼저 국산 직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이를 새롭게 인증, 경쟁력이 있다는 결과를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문제는 어렵게 침투해 잘 닦아놓은 판로를 고스란히 경쟁국에게 넘겨줄 수밖에 없다는 그릇된 판단이 아이템개발이나 수출무역에 대한 꾸준한 관리노력 보다 앞섰던게 아닐까 생각된다. 근년까지만해도 이태리를 비롯한 유럽선진국 원단을 이용했던 러시아 시장은 최근 주변지역에 집중한 봉제업체들에 의해 입증된 제품력으로 선호되고 있다. 유럽산에 대해 가격조건이 좋고 품질도 좋은 국산품은 러시아 및 주변국가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준 것. 그러나 새로운 신흥시장에 대해 국산 직물이 그 우수성을 평가받았다는 자부심도 잠시, 최근 국산직물을 바짝 뒤쫓아오고 있는 중국산 제품의 경쟁력이 국내 직물수출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는 것은 자명하다. 최근 추운 러시아 지역으로 많이 수출되는 인조피혁, 본딩아이템은 페이크펄의 아크릴사 원사가 전량 일본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며 본딩아이템의 경우 가공에서 발생하는 로스가 큰 만큼 프린트, 본딩, 워싱 등의 가공공정에 대한 노하우 마련도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폴리에스터 강연사직물에 대한 경쟁력이 국내 직물 수출경쟁력에 있어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새롭게 변화되고 있는 시장흐름과 신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영업을 위해 국내 생존해 있는 생산기지의 활용 노력은 과거사로만 남겨질 허울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을 위해 매섭게 추운 땅, 무더운 불모지의 땅을 밟은 만큼 끝까지 전수시키고도 남을 국내 직물산업의 길을 열어가길 바란다. / suni@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