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W 밀라노 프레타포르테]
지안프랑코 페레 & 에트로
2004-07-14 한선희
▨ 지안프랑코 페레
-새로운 균형의 매혹으로 초대
-거친 커팅과 로맨틱 공존의 풍요
화려하고 공격적인 그리고 평범하지 않은 2003년 F/W ‘지안프랑코 페레’의 명작.
올추동 ‘페레’는 18세기 프랑스 혁명 시대의 미적 요소들과 모터사이클 갱들의 거친 세계, 왕실 가극에서 보여지는 과장 등을 통해 새로운 균형감각을 창출했다.
거친 커팅과 만연하는 로맨틱의 불일치가 키워드.
그 속에는 의기양양한 나폴레옹풍과 왕비 조세핀과 궁정 귀부인들의 우아한 제국 드레스가 포함돼있다.
검은 캐시미어와 갈색 가죽이 마루로 쭉 퍼지는 코트는 끈과 버클로 장식됐다.
바지는 짧아지고 집정 내각풍의 부풀린 소매가 털로 라인을 꽉 끼게 솔기된 자켓으로 변형됐다.
이러한 희비가 교차하는 격동의 패션에 ‘페레’는 틀에 맞춘 장식징, 지퍼 달린 모터사이클 가죽바지, 디자이너의 서명이 있는 가극풍의 깃을 믹스시켰다.
올려진 허리선의 실루엣, 부풀려진 어깨라인 등이 주요 트렌드다.
또한 얇게 비치는 이브닝 가운과 검은색 레이스 팬티로 과감한 결단력을 보여준다.
‘페레’는 평범하지 않은 감각, 미묘한 입체감, 선택과 행동의 자유와 결단, 매혹적인 새로운 균형 등을 패션에 담아 ‘페레’ 명작을 완성시켰다.
네오 로맨티시즘이 느껴지는 화이트 오간자 셔츠, 높은 칼라와 깊게파인 네크라인, 레그 오브 머튼 슬리브까지 나폴레옹 시대의 스타일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대표적이다.
한편 페레는 올해 전세계 매장의 리뉴얼을 추진하고 있는데 내년을 기점으로 ‘페레스튜디오’와 ‘GFF’라인을 ‘지안프랑코 페레 블랙&화이트’와 ‘지안프랑코 페레 진’ 두 개 라인으로 통합할 방침이다.
▨ 에트로
-3천년 시공 넘나드는 화려함
-럭셔리 실키 벨벳 탄생
가장 서구화된 동양의 도시와 가장 동양적인 서양의 도시로의 여행 속에서 만난 현대적인 퓨전의 진수 ‘에트로’.
‘에트로’가 2003년 추동 여성복 컬렉션서 베네치아 공화국을 컨셉으로 신비하고 눈부신 화려함을 제안해 시선을 모았다.
이번 컬렉션의 모티브는 마르코 폴로 시대에서부터 3천년대의 미래까지를 넘나든 아이러니한 시간과 공간의 제안이 핵심이다.
우아하고 다채로운 텍스타일의 마술사인 ‘에트로’는 이번 시즌에는 동양적인 소재로 독특함을 표현했다.
다마스크(Damask), 데피스트리(Tapestry), 브로케이드(Brocade) 등이 가볍고 산뜻한 라인의 코트에 사용됐고 20세기 초반의 르네상스인으로 꼽히는 Mariano Fortuny의 주름 잡힌 천(Plisse)과 네오 판타지를 형상화한 옵티컬 프린트 등이 특징적이다.
벨벳과 모피는 화사한 장식 단추로 화려함을 더한 미니 레딩고트(Redingote)에 사용됐고 ‘중세의 동물 우화집’ 이라는 코트 위에는 꽃무늬와 사자, 독수리 등 프린트가 확실한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특히 ‘에트로’는 이번 시즌에 르네상스 시대 연철 작업 기법인 상감 세공을 활용해 럭셔리한 실키 벨벳 자켓을 탄생시켰다.
‘에트로’의 추동 팬츠는 슬림한 스타일로 18세기 대표적 감각 추구자이자 유행 선구자였던 카사노바를 연상케한다.
벨벳 소재는 올추동 ‘에트로’가 가장 많이 사용한 재료. 동양적인 카페트의 미니어쳐 같은 숄은 여우털과 프란지 장식으로 길게 늘어뜨려지는 트리밍 기법으로 마크코 폴로 시대의 여행을 환기시킨다.
이번 컬렉션에 사용된 액세서리는 베니스의 문화를 담아 가문의 문장이나 메달, 아플리케 장식, 황금빛 사자 등이 모티브로 활용됐다.
/한선희 기자 sunnyh@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