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단디자인 개발의 중요성…양성철
1999-03-03 한국섬유신문
96년 대구에서 패션축제가 개최되었을 때 프랑스의 세계적인
디자이너「까스텔 바작」이 초청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한국패션 발전을 위한 조언을 부탁받자 그는『
패션은 과학을 바탕으로 창조력이 가미된 산업이다.』라고
패션에 대한 정의를 나름대로 설명했다.
패션은 과학을 바탕으로 한다는 그의 말을 곰곰이 생각하면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섬유인중 일부는 패션발전
의 중요한 요소를 과학적인 면보다는 톡톡 튀는 창조력과 아
이디어가 전부인 것처럼 착각을 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 사실
이다.
톡톡 튀는 창의력과 아이디어는 패션분야보다는 원단소재 디
자인산업 분야에서는 전부 일수도 있다. 그러나 정작 아이디
어와 창의력이 필요한 원단 디자인분야는 외면하고 있다.
또한 국내패션산업의 발전을 외치면서도 패션산업의 가장 기
본적인 원단 디자인의 개발에는 무관심하고 외국의 쓸만한
원단디자인을 카피하기에 바쁜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 외국 디자인카피의 천국 인식되고 있으며
디자인선진국은 한국인의 방문을 반가워하지 않는 형편이다.
이같은 카피문화 현실을 반영하듯 국내 직물디자이너는 음지
에서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 직물디자인이 발전해야 다양하
고 독특한 우리만이 자랑할 수 있는 소재의 원단생산이 가능
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급직물및 고급의류의 생산으로 고부가
가치 패션산업이 발전될 수 있음을 알고 있어도 국내 소재산
업의 열악함만을 탓하고 있다.
문제는 날염 디자인이든 자카드 디자인이든 직물디자인분야
사업체의 영세성에 있다. 이는 수요업체인 직물업체가 외국
디자인은 20-30만원의 비싼가격을 물면서 들여오지만 국내
디자인 제품은 기껏해야 최고급이 10만원이고 일반적으로는
2만-3만원정도의 헐값에 구입하려는 생각만 갖고 있어 우수
한 디자인 인력을 배양할 수 있는 토양이 갖추어지지 않고
있다.
이는 의류브랜드업체에서 직물업체를 하청업체로 취급하고
외국디자인 제품이라면 높은 가격을 주지만 국내디자인은 애
초부터 무시하는데 원인이 있고 또한 직물생산업체는 원단디
자인업체를 또다른 하청업체로 취급하는 사고 때문이다.
따라서 의류브랜드업체와 직물생산업체, 디자인업체가 서로
전문화되면서 상호 협력하고 공존하는 업체라는 인식의 전환
이 시급하다.
미래를 내다보는 섬유인의 지혜와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