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패션디자인 육성방안(2)
전통패션이 주는 문화적 가치세계와 공유하는 감성 창출 ‘관건’ 뉴욕 한국문화박물관건립 관심집
2004-07-31 유수연
디자이너 이영희씨가 파리무대에 처음 등장했을 때, 많은 유럽인들은 충격을 받았다.
그들의 컬러감각과는 전혀 다른 선명한 보색들의 배리에이션… 거기에 여인의 아름다움을 한껏 강조한 곡선의 포름. 가슴부분을 일직선으로 분할한 파격적인 이브닝드레스에 모시적삼 시스루재킷이 주는 야릇한 섹시함.
그것은 80년대 일본이 내세운 평면적이고 자극적인 패턴과 컬러와는 또다른 ‘컬쳐 쇼크’로서 한국의 전통패션 ‘한복’은 그들이 지금까지 보지도 듣지도 못한 ‘크리에이티브’라는 이름으로 유럽패션계를 뒤흔들어 놓기 시작한 것이다.
그로부터 10몇년.
이제 우리의 전통패션은 감성산업으로서 혹은, 생활문화산업으로서 꿈많은 미래형산업으로서, 수없이 개발해 갈 수 있는 무궁무진함을 갖은 문화가치산업으로서 재평가를 받는 위치까지 올라와 있다.
뿐만 아니라 전통패션은 사람들의 새로운 마인드를 창출해 가는 무형의 자산으로, 사람들의 의식과 행동등을 공유시키는 매개체로까지 인식 전환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산업의 세계화와 산업화를 위한 방법론도 촉구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의 전통이 유럽 패션계에 파고 들어가기에는 장벽이 너무나 높고, 무엇보다도 시너지 효과를 줄 수 있는 주변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
그런의미에서 최근 디자이너 이영희씨가 뉴욕에서 추진하는 미래문화 ‘Wind of Korea’ 는 세계문화속에 우리문화의 존재성을 확인시키는 하나의 거대한 움직임으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국의 모든 문화를 뉴욕의 현지인들이 직접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박물관의 설립으로 전통을 패션코드化시키겠다는 전략.
이것은 10년전 파리패션계를 강타한‘한국쇼크’를 산업적인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시도로 이른바 빅 디자이너로서 업적의 집대성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외국 선교사들에 의해 개화의 회오리와 함께 밀려온 서양 패션은 우리 패션역사 100년史를 지배해 왔다.
그리고 또 다른 100년을 준비하는 이시점에서 뉴욕 한국 문화 박물관 설립은 역사를 다시 만들어간다는 차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또한, 이것은 보다 포괄적인 혈통정립과 문화 만들기, 그리고 산업화되기 위한 기반구축 차원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증언과 역사성을 도킹시켜 피가 통하는 한국의 패션의 형태와 구도를 창출하는 작업이자 새로운 산업의 코드를 만들어가는 하나의 작업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과거의 재현과 물품들의 통합으로 뉴욕 현지인들에게 뭔가 확실하게 우리의 전통을 보여주고 느끼게 한다는 초로의 디자이너의 상상을 초월하는 책임의식이 주목되고 있다.
물론, 이사업을 단순히 센티멘털한 추억담, 노스탈지어적인 과거지향, 실적과 공적에 대한 관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중요하고 귀중한 문화적 가치를 아주 객관적인 눈으로 세계에 평가받는 것으로 만드는 것은 다음 세대들의 번영을 위한 우리의 의무이기도 하다.
패션산업의 지원과 육성사업은 전통패션의 국제화와 세계속에 공유될 수 있는 문화경쟁력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서 치밀한 검토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유수연 기자 yuka316@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