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패럴메이커의 고사……홍자경
1999-02-27 한국섬유신문
최근 백화점 중심의 영업망을 중시해 온 흐름에 대한 회의론
적인 입장이 전 업계에 팽배해 있다.
시장침체로 신규브랜드 런칭이 주춤한 현재 기존 내셔널브랜
드에서부터 디자이너브랜드까지 유통망 혁신을 부르짖고 있
는 상황에서 과연 무리한 백화점 입점은 필요한 것인지 제
고해야 될 문제 라는 것이다.
더구나 수입브랜드까지 대리점 영업을 숙고하고 있으며, 인
지도 낮은 브랜드의 경우 무리한 백화점입점후에 파워있는
브랜드에 밀려 퇴점하는 경우가 속출하기 때문이다.
즉 대리점위주의 실리주의 마케팅으로 거품을 최대한 제
거, 그만큼 소비자가격부담율을 낮추는 것이 훨씬 호응도가
좋다는 결과이다.
더구나 대리점영업의 경우 백화점 수수료가 필요하지 않을
뿐 아니라 최근의 명예퇴직자를 대상으로 소사장제도를 영
입, 영업망 활성화를 펼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대부분의 중저가 브랜드의 경우 대리점중심의 영업망을 구축
하고 있다.
「올로」「파크랜드」 등의 브랜드들은 10만원대의 리즌어블
한 가격대와 다양한 아이템으로 50여 개에서 1백여개까지 전
국적인 대리점을 구축하고 있다.
실제로 이들 브랜드들의 저력은 작년말 도중하차하는 상품
력있는 브랜드들을 인수하겠다는 의사 표명을 할 정도였다.
한남성업의 경우가 대표적인 케이스로 보끄레머천다이징의
캐릭터브랜드 「엔에씨」의 전개를 중단하자 인수하고자하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시장브랜드와 하이패션브랜드 사이에 위치한 브랜드들,
즉 대리점 중심의 유통망을 지니되 20만원대의 가격대로
지역별 연계성을 지닌 브랜드들의 저력은 놀랄만하다.
이들 브랜드들은 백화점에서의 구매가 익숙하지 못한 소비
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특히 대리점주가 그 지역
시민일 경우 끊임없는 매출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마담실루엣」브랜드의 경우 돈암동, 삼선교를 비롯 인근에
근접한 대학로 등의 5개동을 기점으로 그 지역 소비자들이
계절마다, 기념일 등에 꼭 구입하는 브랜드로서 명성이 높다.
이들 브랜드들은 대리점이 20-30개가 될 때까지 백화점 입점
을 서두르지 않는다.
즉 지역밀착형 마케팅이 무리한 백화점 입점보다는 낫다는
결론을 입증시키고 있다.
이제는 국내 어패럴 메이커들도 단기적으로 눈앞에 보이는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브랜드 특성에 맞는 영업
망을 구축에 나서야 한다.
브랜드 특성에 맞는 개별적인 영업망을 점차 확대시켜나가는
것이야말로 21세기 패션산업 발달의 관건이다.
그러기위해서는 우선 좀더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유통구조와
더불어 깨어있는 어패럴 메이커들의 사고가 뒤따라야 할 시
점이다.
<홍자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