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한국컬렉션 세계화 조건
해외 특급디자이너 유치도 과감히 고려할 때문화 마케팅 접목통해 대기업 협찬 끌어내야
2004-09-18 유수연
최근 국내 컬렉션에 대한 대대적인 발상전환에 대한 필요성이 업계에서 대두되고 있다.
세계의 모든 산업의 키워드가 ‘문화’에 맞춰져 있는 만큼 컬렉션도 문화마케팅을 바탕으로 크게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는 것.
예를 들어 자동차회사인 벤츠의 경우 세계의 컬렉션에 의전차량 제공과 함께 막대한 자금을 협찬하면서 그들의 고급스러운 디자인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P&G를 위시한 패션기업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기업들도 세계적인 유명 디자이너들이 모이는 컬렉션지원을 통해 그들의 이미지를 높이는 것에 열과 성을 다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물론, 단순히 디자이너들만 모여서 쇼를 한다고 해서 세계의 자본이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해외 특급 디자이너들을 통해 그 디자이너들이 몰고 오는 세계적인 프레스들과 그 홍보효과에 목적을 두고 있다.
일례로 이전에 한물간 디자이너 나오미 캠벨을 초청해서, 투자한 돈도 돈이지만 그의 오만함에 대해 업계가 분노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것도 냉정히 생각해 보면, ‘호랑이 없는 곳에서는 여우가 최고’라는 식으로 그가 신경쓸만한 디자이너가 없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런 디자이너가 있었다면, 자신의 몸값을 올리기 위해서라도 공짜로 쇼무대에 오르고 싶어 안달을 했을지도 모를일이라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컬렉션을 아직도 비즈니스가 아닌, 꿈으로 가르치고 있는 현실을 ‘명백한 실수’로서 지적하고 있다.
지금 아시아 패션 시장의 패권은 일본과 중국이 할거하고 있고, 이중 세계의 패션기업들은 중국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한국에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한국패션은 그 정체성을 크게 상실해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것은 각 디자이너마다의 캐리어나 기술적인 면, 그리고 실력에서의 문제에 앞서, 세계적인 스폰서가 관심을 갖을 수 있는 요소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과 그것을 외부에 전달 할 수 있는 편집방법이 잘못되어 있다는 지적과도 상통한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나 백화점의 차원에서 지원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기업의 관심을 받으며, 컬렉션을 할 수는 없을까.
해외 특급 디자이너들에 대한 특급 대우를 ‘낭비’라는 단순한 발상이 아니라, 그들이 몰고 오는 부가가치를 이용한다는 것.
이것은 패션이 아니라 고도의 마케팅적 차원의 이야기로서, 관료적인 발상에서 생각 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는 결과만을 놓고 부러워하거나 시기하기도 한다.
남의 나라의 풍요로운 결과가 나오기까지 그들이 얼마나 고통과 노력의 시기를 거쳐왔는가에는 눈감은채 왜 우리는 이보다 못한가에 대해 먼저 말하기도 한다.
주체성 없는 사람들의 브랜드에 대한 맹신과 외제 선호사상이 온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떠들어 대지만, 이미지 산업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일찍부터 눈뜨지 못했던 점에 대해서 먼저 반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과거에 없는 시절을 거치는 동안 먹고 살기 바빴던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에게 있어서 아직까지 패션은 사치고 낭비인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이 책임있는 자리에 앉아 있으면 언제까지나 돈부터 벌고나서라는 발상이 앞서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어떤 투자를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보다 절실히 연구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점에 이르렀다.
마음은 급하고 갈길이 멀어도 보다 고차원적인 전략하에서 책임자들의 발상과 주변을 살피는 시각이 바뀌여야 디자이너 컬렉션 산업은 절벽에서 살아남게 될 것이 틀림없다.
/유수연기자 yuka316@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