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기계, 고사직전
1999-02-16 한국섬유신문
섬유기계업계가 극심한 판매부진으로 기업존립마저 위협받고
있다.
얼어붙은 국내시장경기를 바라만 볼 수 없는 이들 업계는 수
출시장으로 눈을 돌려보지만 취약한 마케팅력에다 시장정보
까지 어두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준비, 제직, 염색기계등 전 섬유기계부문에 걸
쳐 마찬가지다.
업계는 인력감원을 통한 축소경영으로 매출부진에 따른 경영
상의 후유증에서 벗어나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살아남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준비기계의 경우, 카바링기를 비롯 몇몇 기종이 수출 물꼬를
터 나가고 있지만 전반적인 경기는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사기, 와인더, 사이징기등 3년전만 해도 대표적 수출, 내수
기종이었던 이들 기계는 요즘 매출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직기도 마찬가지다.
지난해까지 레피어직기가 WJL을 밀어내며 비교적 안정적인
내수기반을 다져왔지만 올 들어 상황은 급변했다.
환율폭등에 따른 대출이자 부담에다 기계가격이 최고 30%까
지 치솟아 대다수 수요업계는 관망하거나 망설이고 있다.
다행히 레피어·에어제트직기들은 수요가능성이 높아 금융시
장이 안정되고, 섬유경기가 되살아나면서 동반 수요가 일 것
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지만 아직은 매출부진이 심한 상태
다.
특히, 도비의 경우, 최근 하도비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짐
에 따라 전량 수입에만 의존해야하는 하도비의 가격도 최소
50%이상 올라 직기수요를 가로막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직기 관련 핵심부품을 생산하는 S기계와 C기계
등은 최근 인력을 30% 감원하는 등 자구노력에 안간힘을 쏟
고 있다.
염색가공기계 시장도 얼어붙었다.
신규로 공장을 설립하는 경우를 제외하곤 수요시장이 잠잠하
다.
연초 염색업계를 둘러본 K기계 영업이사 ㅇ씨는 『큰일났다
』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매출부진에 따른 대책 마련에 고
심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업계는 섬유경기와 자금시장이 되살아나는 3월이후 다소의
경기호전을 기대하고 있으나 막연한 기대에 그치고 있다.
또, 수출시장도 대다수 업체가 종합상사에 의존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나마 동종업체는 복수거래가 사실상 불가능해, 자
금과 해외영업력이 취약한 이들 업체들은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종합상사 역시 해외수출이 부진, 이들 업체에 큰 도
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김영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