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界 ‘메세나 지원’ 못받고 있다
디자이너·대기업 파트너쉽, 문화예술로 인정받아야
2004-12-22 유수연
최근 패션기업의 문화마케팅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문화예술·스포츠 등에 대한 원조 및 사회적·인도적 입장에서 공익사업 등에 적극 나서고 있는 기업들의 지원 활동을 총칭하는 메세나 (Mecenat)활동에 관심이 모여지고 있다.
메세나 협의회의 오용운 총장은 “이제 세계 기업의 트렌드는 문화마케팅에서 한단계 올라선 기업과의 파트너쉽을 통한 문화예술지원을 중심으로 한 메세나 시대임”을 예고하고 있다.
문화관광부 시절, 국내 디자이너 컬렉션을 덕수궁에서 유치하여 업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도 한 오용운 총장은 기업과 디자이너 육성프로그램의 메세나 활동을 설명한다.
전혀 다른 아이템을 취급하는 기업이라도 문화 예술을 지원을 통해 기업의 이미지를 한층 올리고, 사회환원에 이바지 한다는 차원에서 메세나는 고차원적인 브랜드 관리를 하는 기업들은 당연히 해야 하는 활동.
그는 또, “예술·문화·과학·스포츠에 대한 지원뿐 아니라 사회적·인도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공익사업에 대한 지원 등 기업의 모든 지원 활동을 포괄하는 이 메세나 활동은 기업 측에서는 이윤의 사회적 환원이라는 기업 윤리를 실천하는 것 외에, 회사의 문화적 이미지까지 높일 수 있어 홍보전략의 수단으로도 유리하다”는 조언을 한다.
1997년부터 한국 메세나협의회는 국제 기업예술지원 네트워크(International Network of Business Arts Association)가 조직되어 같은 해 창립 총회를 연 이후 해마다 개최하는데, 이 회의에서는 주로 각국의 메세나 현황을 토의하고 정보를 상호 교환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한국에서는 1994년 문화예술에 대한 국민의식을 높여 문화예술 인구의 저변을 넓히고, 한국의 경제와 문화예술의 균형발전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비영리 사단법인인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가 발족했으며, 2003년 현재 회원은 134개 기업을 확보하고 있다.
창립 이후 1기업 1문화 운동, 문화예술 운동 체험 모임, 학술세미나 개최, 국제회의 참가, 메세나 대상 시상 등의 활동을 해 왔다.
그러나 수조원 규모에 달하는 선진국에 비해 한국의 문화예술 분야 지원금은 연간 1000억원 정도에 지나지 않아 메세나 운동이 더욱 확산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긴 하다.
현재 지원규모 1위는 삼성=개별 기업으로는 삼성그룹이 400억원을 지출해 전체 지원 중 56%를 차지했다. 삼성 계열사(16개사)가 여전히 문화 예술 지원에 많이 기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어 LG가 65억원, SK 50억원, 교보가 28억원을 후원했다.
공연예술이 지원 건수 중 45.8% 차지=지난해 기업 지원 건수를 보면 공연예 술이 전체 중 451건으로 45.8%를 차지해 편중된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어 축제ㆍ행사, 미술, 영상ㆍ미디어, 인프라스트럭처, 전통ㆍ민속, 기타, 문학, 문화교육(세미나 등) 순으로 지원되고 있다.
지원금액은 문화 시설 설립 등 인프라스트럭처가 전체 중 47.4%로 가장 많았지만, 패션은 전무한 상태. 공연예술이 23.3%, 기타가 18.6%, 축제ㆍ행사, 미술, 영상ㆍ미디어, 문학, 문화교육, 전통ㆍ민속 분야 순.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의 ‘2003 메세나 대상시상식’에서는 LG아트센터를 건립해 운영 중인 LG연암문화재단에 대상을 수여했다. 공로상은 대구오페라하우스를 건립한 제일모직에 돌아갔다.
세아제강과 이건산업이 각각 창의상과 보급상을 받았다.
/유수연 기자 yuka316@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