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어드바이스] 위대한 빅뱅을 위하여
1999-02-09 한국섬유신문
글로벌 스텐다드라는 용광로
요즘은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 가면 IMF가 과연 무섭기는 무
섭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순식간에 온나라 사람들을 경제학 박사로 만들어 놓은 이 무
서운 국제질서앞에서 우리는 유사이래 최초로 「글로벌 스텐
다드」라는 용광로 속에 끝없이 용해되고 있는 우리의 현실
을 감지한다.
「강한자는 이기고 약한자는 망한다」는 그 명쾌하고 간단한
시장논리에 맞추기 위해, 지금까지 익숙했던 모든 습성과 체
제가 한꺼번에 폭팔하는 빅뱅의 쇼크를 매일 크고 작게 경험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경제혁명을 경험하지 않았다.
프랑스 혁명이나 미국의 독립전쟁, 소비에트혁명은 그나라
사람들의 가치관을 완전히 바꾸어놓았지만, 한국은 전통과
서양학문과 일본 상업론이 뒤범벅된채 기존의 가치관을 계속
유지해 온 것이다.
그러나 세계는 우리에게 변혁을 요구하고 있다.
의식개혁이 없다면 그것은 개선에 지나지 않는다.
개선이란 좋은 것을 더욱 좋게 만드는 것이며, 나쁜 것은 개
선할 것이 아니라 잘라버리고 도퇴시켜야 한다는 것. 바로
혁명이다.
강력한 리더쉽이 기본
빅뱅에서 필요한 것은 강력한 지도자의 등장이라고 한다.
영국의 대처와 미국의 레이건과 같은 리더쉽이 없다면, 신문
잡지에서 아무리 떠들어도 정작 국민들에게는 진의가 전달되
지 않기 때문이다.
「국제화 세계화」라고 아무리 외쳐 봐야 모두가 납득하지
못하고 매일 먹는 밥이 더 중요했던 것도 이때문인지 모른
다.
사람들은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까지 모든 것에 이미지가 앞섰던 것이
틀림없다.
추상적인 아이디어를 하나 내놓고 모두가 기대하고 있는 것
을 모두다 거기에 집어 버리려는 욕심때문에 나중에 결과를
보고 모두가 낙담하거나 불만이 토로하는 시행착오에 항상
노출되어 있었던 것이다.
일은 중간층이 하고, 추켜세워지는 것은 사장이였는데, 일이
터지면 말단이 다치는, 마치 위급할 때, 도마뱀이 꼬리를 자
르고 도망가는 듯한 체제가 계속 반복되어 온 것이다.
그러므로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하는 것도 아주 중대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외자 알레르기는 치유돼야
경제선진국 사람들은 자기회사의 자본이 바뀌어도 전혀 개의
치 않는다.
어차피 사장은 자국인이니까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외국에 투자를 하고 싶은데, 외국기업은 들어오지 못
한다는 발상은 아전인수이며, 그렇게 외자와의 균형이 나쁜
나라는 진정한 의미에서 자유경제시장에 참가하는 것이 아니
라는 것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자본에 국적은 없는 것이므로 불균형은 무역흑자와는 별개의
이야기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런말이 사라질 때, 비로서 국제화 할 수 있는 것이다.
글로버리제이션이라는 말도 진정한 의미에서는 국경없는 사
회를 말한다.
이민을 가면 그나라의 시민권을 얻는것과 마찬가지로 자본도
단지 「다룬다」는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세계의 경제 구도는 생산자 주도에서 소비자 주도로 바
뀔 것이다.
그것을 인식하지 않으면 아무리 큰 빅뱅도 의미가 없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새로 만들고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나라의 차를 들여와서 분해해보고 다시 조립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한다.
세계는 지금 모든 것을 분해하고 재정립해야만 하는 시기이
며, 그것을 확실히 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답을 제촉하
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