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섬직물, 고환율·환차손에 골병
1999-02-09 한국섬유신문
합섬직물업계가 고환율시대를 맞아 수출호기를 살리는 가닥
을 잡아가고 있으나 외화대출 원금 및 이자 폭등과 상환부
담, 대 원사메이커와의 로컬거래관행 등이 큰 걸림돌로 작용,
자칫 수출호기를 놓치지나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가
고 있다.
합섬직물업계는 지난 2년간 숨막히는 고통을 감내하며 구조
조정을 통한 수출경쟁력 제고에 힘써왔으며 IMF 구제금융체
제하에서도 고환율을 수출호기로 삼는 등 수출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94년이후 성력화를 위해 도입한 첨단설비들은 대다
수 외화대출 또는 외화표시 원화대출로 이루어진 것이어서
현재 상환중이거나 상환이 임박한 섬유업체들은 환율폭등에
따른 원금 및 대출이자 배증으로 수출호기를 살릴 엄두를 못
내고 있는 형편이다.
게다가 합섬직물업계가 국내 원사메이커로부터 공급받는 원
자재(원사) 결제방식이 외화 표시가 관행으로 돼 있어 직물
업계가 엄청난 환차손을 부담해야하는 2중고를 안고 있다.
이밖에 금융기관별로 15∼20%까지 올린 수출금융금리도 국
내외 현실에 비추어 턱없이 높아 수출경쟁력을 크게 떨어뜨
리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와 섬유관련 각 단체들은 이같은 수출호기의
발목을 잡는 큰 걸림돌을 해소해줄 것을 정부 및 관계당국에
호소하고 나섰다.
견직물조합(이사장 하영태)은 외화표시 대출원금 및 이자
배증으로 직물업계가 고사위기에 처하자, 지난달 23일 대출
금 상환을 오는 2천년까지 연기 조치해줄 것을 재경원과 통
산부에 각각 긴급 건의했다.
또, 이달 3일에는 엄청난 환차손 부담으로 채산성악화와 원
가부담을 가중시키는 로컬거래관행을 자국통화로 표시해 주
도록 재경원과 한국은행, 섬산연 등에 건의했다.
5일에는 현행 수출금융금리를 일본과 대만 등 경쟁상대국의
5%선까지는 무리라 해도 10%선까지는 낮춰야 한다는 건의
서를 마련, 정부와 금융기관에 건의키로 했다.
합섬직물업계와 단체들은 이와 관련 『우리와 경쟁국인 일
본, 대만, 인도네시아 등은 내국 신용장의 표시통화를 자국통
화로 결제, 해외시장을 위협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는 업계를
고사시킬 악재만 쌓이고 있어 이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입
을 모으고 있다.
IMF 구제금융 체제를 벗어나기 위해선 수출확대가 최선의
무기인 만큼 수출위주의 최대 흑자산업인 섬유산업이 사느
냐, 주저앉느냐는 과제는 정부 및 관계당국의 순발력 있는
적정한 대책마련에 달려있는 셈이 됐다. <김영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