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창] 시급한 눈높이 조절
1999-01-23 한국섬유신문
최근 외제 수입차들의 곤경이 말이 아니다. 초등학생 뿐 아
니라 중, 고등학생까지 수입차들을 긁거나 타이어를 펑크내
는 등 이젠 수입차라고 과시할 수 없게 됐다.
전자제품도 의류도 마찬가지로서 이젠 어느 나라의 소위 ‘
∼제’ 라는 것이 통용되지 않는 세상이다.
IMF시대를 맞아 냉정한 국민의식의 발로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이와는 다른 면도 상당히 많이 존재한다. 패션리더들
을 혹하게 하는 해외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
국내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고 특히 「샤넬」 등의 명품 브랜
드들은 시장 침체에 그리 영향을 받지 않는다.
기자는 몇일 전 고급 백화점 수입담당 바이어를 인터뷰 한
적이 있다. 그 바이어는 국내 수입브랜드가 아직 많이 들어
오지 못한 것을 통탄해하면서 『한국인의 패션의식은 성숙치
못하다』고 일축했다. 또한 자신은 국내 도입되지 않은 수입
브랜드를 입기 위해 대학교 때부터 홍콩, 싱가폴 등지에서
상품을 구입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취재를 하다보면 생소한 것이 아니다.
고급 브랜드일수록 자신만의 퀄리티를 내세우고 가진 사람에
게만 홍보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더구나 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말은 내셔널 브랜드들이 가장
좋아하는 ‘대중화’이다.
또한 한정되고 특화된 계층, 상품을 이해할 수 있는 소비자
에게만 다가선다는 것이 이들의 절대적인 마케팅 이다.
98년들어 국내 수입업계가 내놓은 정책은 가격인상이다.
최저 15%에서 최고 40%까지 가격인상에 나섰지만 수입업계
는 환차손으로 심각한 곤경에 처해있다.
게다가 앞으로 수입시장 개방이 활발해지면 직진출 해외 브
랜드가 늘어나 국내 수입에이전시들의 피해는 증폭될 수밖에
없다.
언제부턴가 수입의류는 정말로 입고 싶은 옷에서 적어도 있
어야 내세울 수 있는 옷으로 변해버렸다.
백화점에서도 고가 브랜드일수록 소비자 구매도가 높게 나타
났고,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국내 수입브랜드의 가격은 세
계에서 제일 비싸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사는 사람이 없으면 파는 사람도 없다. 상풍을 이해하기보다
는 타겟인 소비자가 없으면 브랜드의 무조건적 도입은 막을
수 있다고 본다.
다시말해 국내 수입시장이 허례허식의 이미지를 벗어던질 소
비자와 판매자간 교감이 우선되어예 한다는 것이다.
<홍자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