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디자이너 설윤형씨가 말하는 패션비지니스 향방

1999-01-15     한국섬유신문
컬렉션이 끝날때마다 외국 저널리스트들이 인상깊은 쇼로 반 드시 꼽는 작품이 있다. 분명한 한국적 선과 모티브를 현대적 패턴과의 매치를 통해 「전통」과 「비지니스」라는 두개의 테마를 적절히 믹싱, 현실적응과 미래의 포인트를 잘 캐치해 내고 있는 것으로 정 평 있는 설윤형씨. 내추럴한 목제 집기와 백합의 향기가 은은한 그의 사무실을 들어섰을 때 그는 잔잔한 비즈 구슬을 샘플바탕에 손수 꿰고 있었다. 「이렇게 정성을 들이지 않으면, 손님이 사질 않아요. 이상하 게 대충 넘어간 작품에는 눈길도 주지 않더라구요. 」 그래서인지「대충주의나 적당주의가 사라진다는 의미에서 IMF는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담담해 하기도 한다. 그의 작품에는 언제나 모던 꾸뛰르적인 감각을 기본으로 한 국의 에스닉을 곳곳에서 발산하는 매력이 있다. 이에 대해 그는 「한국사람이 만들면 다 한국 옷. 그러나 국 제적 이미지에 어떻게 맞추어서 어떤 엑기스를 뽑아내느냐에 따라 느낌은 천지차이」라는 말로 대신한다. 그런데, 요즘 그는 우리네 패션 디자이너들이 밤길속에 비단 옷을 짓고 있는 듯한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 아무리 실력과 저력을 칭찬 받아도, 실지 비지니스와 별반 연계되지 않는 현실도 그렇지만, 고통분담의 마인드가 확실 치 않은 유통과 소재업체 사이에서 디자이너로서의 갈증이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갑갑증은 결코 만만치 않게 높은 해외진출에의 길과 이 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 육성시스템 부재라는 지적과도 이 어진다. 「사실, 진짜 필요한 사람들에게 자금이 없다는 것은 슬픈일 이죠」 이것은 제대로 키워야 할 사람을 제대로 발굴하여, 조직적으 로 지원 육성하는 시스템창출이 너무나도 먼 남의 나라의 이 야기처럼 들린다는 공허함 같은 것이다. 그러나 그는 「IMF는 우리가 얼마나 거품경제의 착각과 迷 妄의 늪에 빠져 있었는가를 뼈저리게 반성할 수 있는 명분을 주고 있는 것」이라는 말로 이름있는 디자이너로서 처음 패 션이 이시장에 자리잡을때의 진지했던 각오와 부지런함으로 돌아가야 함을 강조한다. 정성과 아이디어 그리고 독특한 컬러의 매치등으로 우리 패 션의 고유영역을 구축해 온 그는 해외진출에 있어서는 문화 와 함께 진출하는 패션이 되기를 희망한다. 「우리의 문화가 세계시장에서 붐을 일으킨 후에 비로서 상 품이 팔리는 것」이라는 철칙을 믿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정부와 기업이 패션을 하나의 소프트웨어 산업으로 인식하고, 우리고유 이미지 조성을 위한 공동작업에 나서야 할것」이라는 그의 말에서 21세기를 위한 한국패션비지니스 의 향방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한다. <유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