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窓]지역브랜드들의 생존 몸부림
2005-05-06 김경숙
기자가 업체 방문시 인사치레로 ‘요즘 경기가 어떠신가요?’라는 질문을 던질 때마다 돌아오는 답은 한결같다. ‘업체를 다니면 더 잘 아실텐데... 죽지 못해 겨우 하고 있습니다’라는 대답들이다.
한 업체의 사장님은 사장이라는 칭호보다 ‘쪽박사장’이라 불러달라는 우스개소리아닌 우스개소리를 한다. 최악의 내수경기에 날씨의 지독한 심술로 국내 브랜드들이 또 한차례의 고비를 넘기고 있다.
수도권 편중으로 모든 기능의 힘을 잃고 있는 지방 브랜드들에게 그 고비는 더욱 높아 보인다. 부산에 본사를 둔 업체들도 서울 사무소를 개설, 수도권에서의 활동에 힘을 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고군분투하는 지역브랜드들의 숨가쁜 몸부림이 나의 시선을 모은다.
IMF를 거치면서 한차례의 대대적인 물갈이?를 거친 지방브랜드들은 생존경쟁에서 살아남는 나름의 방법을 터득했다.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시장의 변화에 더욱 민첩해지고 있다. 혹자는 지방브랜드들을 두고, 앞선 트렌드를 제시하는 내셔널 브랜드를 카피하는 추종자들로서, 남이 해놓은 밥에 수저만 차린다는 몰지각한 편견을 가질 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방브랜드들은 물위에 떠있는 오리의 발처럼 쉴새없이 움직이며 내셔널 브랜드들이 수용할 수 없는 또다른 시장을 개척해가고 있다.
앞선 트렌드를 수용하면서도 실리를 추구하는, 독특한 지방색을 가진 차별화된 취향의 고객을 향해 끊임없는 구애의 손길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아이템 기획에서 원단수급, 생산운용 등 이 모든 곳에서 남다른 스피드를 갖추어야한다.
또한 넉넉지 못한 재정 내에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몇배 더 부지런히 움직여햐한다. 그러기위해 지방브랜드의 구성원들은 만능 엔터테인먼트의 자질을 요구받고 있다.
지방브랜드들은 최소한의 인원으로 최대의 효과를 끌어올리며, 트렌드의 변화에 즉각 대응, 고객에게 적중할 수 있는 상품들을 시시각각 쏟아내고 있다. 한편,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너들은 항상 인재에 목말라하고 있다.
그러나 있고싶은 회사를 만들면 인재는 몰려들고, 인재가 있으면 있고싶은 회사는 자연스레 만들어질 수 있다. 우선순위를 매길 수 없는 일이다.
지방브랜드의 활성화. 그것은 한곳의 개선만으로 이루어지진 않는다. 각 기업체의 성장과 그를 통한 원활한 인재의 육성을 위해서는 현 섬유인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보다 적극적으로 접근해야할 것이다.
차별화된 시장을 향한 지방브랜드들의 몸부림이 더욱 화려한 날개짓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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