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하다 ‘10원행사’ 웬말

아동복업계, 백화점 미끼 작전에 몸살 지독

2005-06-04     황연희
“공짜면 공짜지, 10원, 50원이 뭡니까?” 최근 애경백화점 수원점, 갤러리아백화점 수원점서 진행한 초특가 행사로 아동복 업계가 후유증을 앓고 있다. 두 백화점은 입점 아동복사들에게 3-10장의 제품을 기증 받아 이를 10원, 50원이라는 사상 초유가격의 미끼상품으로 팔아,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행사는 두 백화점 모두 오픈 전부터 수 백명의 사람들이 몰려 10분만에 완판을 기록했고 오전 매출이 평상시 보다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브랜드사들은 이미지 실추는 물론 타 경쟁 백화점의 압력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뜩이나 연중 행사로 가격 인하에 무감각한 소비자들에게 이번 행사는 센세이션을 일으켜 타백화점들이 너나없이 ‘우리는?’이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행사 백화점 입점 아동복들은 “백화점에서 행사를 한다는 공문을 받고 협조 차원에서 상품을 기증한 것이지, 10원, 50원에 팔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못했다. 불우이웃돕기 등의 자선 행사도 아니고 백화점 고객 유입을 위한 미끼 상품으로 전락한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또 “백화점에겐 미끼 상품이지만, 우리들에게는 소중한 자식같은 상품이다. 지금껏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의 실추는 물론이고 타 백화점에서도 10원, 50원 행사에 동참한 원성을 받고 있어 영업에 상당한 해를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모 업체의 경우 행사 백화점 측에 항의성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고. 최근 소비가 위축되면서 백화점들은 초특가 가격 메리트를 내세운 미끼 상품 판매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일단 소비자가 있어야 제품을 팔 것 아니냐”는 백화점측 의도도 이해는 가지만, “10원, 50원이라는 말도 안되는 가격으로 정상 영업을 하는 브랜드들의 상품을 땡처리 물건으로 전락시키는 행사는 절대적으로 자제해야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어려운 경기 상황을 탓하기 보다 해결책을 모색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절실한 시점이지만 유통과 브랜드사 모두 실질적인 효율을 얻을 수 있는 혜안을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황연희 기자 yuni@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