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바야시 일본 후쿠오카 니트 사장
2000-12-16 한국섬유신문
후쿠오카 니트(Fukuoka Knit)는 일본 후쿠오카에 있는
설립 50년된 스웨터 전문 생산 업체로 일본에서도 손꼽
히는 유명 기업중의 하나이다. 이미 20년전부터 공장
자동화 설비를 갖추기 시작해 지금은 원사에서부터 원
단, 편직에 이르는 과정중 사람의 손이 가는 과정이 하
나도 없을 만큼 완벽한 전산설비를 자랑하고 있다. 지
난 11일 방한한 도시요 고바야시(小林敏郞) 후쿠오카
니트 사장을 만나 선진 공업국의 스웨터 산업에 대해
들어보았다. 인터뷰 도중 고바야시 사장은 특히 QR과
저가 제품 생산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일본 스웨터 업계 사정은 어떤가
▲일본은 한국 및 중국 등 저가 제품들 공세에 밀려 국
내 생산 기반이 매우 취약한 상태이다. 지금 일본 시장
에서 팔리는 스웨터중 자국(일본)에서 생산한 제품은
7% 가량밖에 안될 정도로 기반이 열악해 졌다. 나머지
는 모두 외국에서 수입된 제품이다. 따라서 이곳 스웨
터 업계는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저가격화와 전
문화의 이극화(二極化) 정책을 쓰고 있다. 저가격 정책
은 다른말로 고마진 정책이라고 해도 될 것이다. 예를
들어 1백엔짜리 제품을 만들어 1천엔에 팔면 가격은 낮
지만 마진은 많이 남는다. 전문화는 유행을 쫓지 않는
자기만의 스타일을 주장하는 것이다. 일본 소비자들은
요즘 저가 또는 신제품 아니면 눈을 돌리지 않는다.
-한국과 일본 스웨터 제품은 어떤 점에서 다른가.
▲가장 큰 차이점은 유행하는 패션 경향의 상이함이다.
일본 소비자들은 검정, 흰색, 회색 등의 스타일을 선호
하는데 반해 한국은 원색 제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
다. 품질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느낀다. 다만 감각
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업체들의 효과적인 일본 시장 공략 방법은
▲지금 일본 경기는 좋지 않다. 따라서 값싼 제품들이
선호되고 있다. 일본의 의류 내수 시장을 보자. 일본 소
비자들은 옷에 관한한 대부분 필요한 것들은 다 구비하
고 있다. 따라서 저렴한 제품이거나 마음에 드는 새로
운 제품이 아니면 구매에 나서지 않는다. 먹는 것과 마
찬가지다. 저 집은 싸더라 아니면 맛이 좋더라 하는 식
이어야 한다. 한국도 그런 시대에 접어든 것 아니냐. 손
님 입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 의류 업계는 QR 시스템 구축이 초미의 관심사
이다. 일본은 어떠한가.
▲섬유 뿐만이 아니라 이제는 모든 세상이 QR 시대를
맞고 있다. 그만큼 세상 흐름이 빨라진 것이다. QR 시
스템 구축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메이커측이 예전의
고자세적인 입장을 버려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은 아직
도 가부장적 위치에서 메이커측이 생산 업체의 상위에
군림하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메이커가 주도하
는 생산 체제는 QR 시스템 구축에 상당히 유해적인 요
소이다. 협력업체들과 원활한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시
스템을 도출해 내야 한다. 메이커측에서 제품 기획이
완성되면 파트별로 생산 및 판매 시점을 정하고 납기를
알맞게 조정해야 한다. 막무가내식으로 언제까지 해내
라 하는 것은 옳지 않다. 후쿠오카 니트의 경우는 7∼8
년전부터 QR 시스템 구축을 위해 노력해 왔다. 일본
본사에서 제품 기획을 하고 중국에서 생산을 하는데 모
든 시스템이 인터넷으로 연결돼 있다. 작업지시서 같은
것은 이용하지 않는다. 손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이 하나
도 없다.
-한국의 동대문 시장을 가 봤는가. 어떻게 느꼈나.
▲한마디로 말해 일본 젊은이들의 패션을 보려면 동대
문 시장을 가보라는 말을 한다. 이곳은 (제품 경향이)
일본과 똑 같다고 느낀다. 값싸고 생산 속도가 매우 빠
르다. 특히 동대문 시장 제품은 가격이 저렴해 가격 경
쟁력이 월등하다. 그런면에서 동대문 시장은 이제 일본
시장 공략에서 벗어나 세계 시장을 공략해야 할 것이
다. 미국, 유럽 등지의 선진국 시장 공략도 충분히 가능
하다고 본다. 동대문 시장의 과제는 앞으로 하나인 것
으로 생각된다. 패션의 성숙화를 이룬다면 세계에서 가
장 강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믿는다.
/정기창 기자 kcjung@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