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창조는 없다’… 디자인계에 부는 ‘온고지신’

챨스주르당 80주년 회고전

2005-07-26     유수연

10센티 하이힐의 엘레강스함으로 한세대를 풍미한 구두의 마술사 찰스주르당.
1920년 그가 본격적으로 아뜰리에를 열었을때는 우연하게도 스커트의 길이가 짧아지거나, 구두에 사람들이 신경을 쓰기 시작한, 패션의 일대 혁명기였다.

크리에이티브성이 무한하게 발휘할 수 있고, 패션으로서 구두가 인정받기 위해 소위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게다가 선택된 뛰어난 후계자들이 그의 뒤를 잇는 행운도 뒷받침되어 주었다.
케익 위에 올린 생크림 장식을 연상케 하는 부드러운 나선상의 장식이 달린 힐.

태양 광선에 닿아 금색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매미의 날개와 같이 라메가 들어간 리본, 가볍게 연결되어 있는 귀여운 구두. 차분히 빛나는 에나멜 구두에 금속의 새장을 연상시키는 장식물이 아름다운 작품들.
3색 아이스 크림을 연상시키는 듯한 소프트하면서도 쿨하게 표현되는 그라데이션 컬러.

보턴을 몇줄식 이어붙인 부츠. 풍요로운 드레스의 끝에서 매니쉬하게 끈이 얽어진 부츠등은 당시의 관점에서는 그야말로 최고의 관능이였다.

열쇠고리가 달린 엘레강트한 moccasin style은 오늘날 캐주얼의 대명사지만, 당시‘ 나의 구두를 벗기는 것은 바로 당신’이라고 윙크하는 듯 섹시했다는 Michel de Tapol 찰스 주르당 現 회장의 설명이 재미있다.

뭔가 새롭고, 뭔가 오래되고, 뭔가 창조이고 뭔가 모방인지 조차 알 수 없게 된 요즘.
옛날 사람들이 생각하는 충분한 시간이 있고, 찬찬히 無에서 有를 창조할 수 있는 환경속에 살았던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