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공불락’ 백화점 입지 흔들

백화점 새로운 모험 편집샵

2005-09-15     안은영

‘더욱 참신하고 고급스럽게…’ 신예 디자이너 발굴 적극

▨ 지금껏 백화점이라 하면 검증받은 브랜드들의 각축장으로 여겨져 왔다.
일단 백화점에 입점했다고 하면 그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충성도는 놀라운 수준으로 수직상승해 온 것이 사실이다.

회사와 브랜드, 제품까지 1단계 합격 판정을 받는 셈으로 가두점, 아울렛 등 서브유통 진입은 그만큼 수월해진다는 인식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이유를 토대로 막강한 파워를 과시하던 백화점들도 할인점, 아울렛 등 새로운 유통의 등장과 극심한 내수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로 위기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최고급수입브랜드와 초저가캐주얼로 양극화된 패션시장에서 소위 ‘고급문화’의 대명사 백화점의 입지는 그만큼 축소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문제상황 극복을 위해 백화점들이 내세운 대책 중 하나는 해외브랜드 유치다.
예전에는 잡화 등 몇몇에 한정된 수입브랜드 비중이 프리미엄 진 등 거의 전복종에 걸쳐 급물살을 타며 급격히 높아졌다.

백화점들은 명품관 확대 등 최고급 수입브랜드 유치로 “더욱 고급스럽게“를 외치며 메가톤급 VIP고객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유통전략을 진행하면서 생겨난 문제점은 나머지 저가시장을 겨냥한 브랜드입점의 명분 부재와 기존 패션관과 명품관 이원화에 따른 절대공간의 규모가 커졌다는 것이다.

수입브랜드를 한쪽에 몰아놓으니 다른 한쪽 공백을 메우기가 쉽지 않은 것.
이런 공간을 저가 브랜드로 채우기에는 백화점 유통의 기본적인 성격 자체를 바꾸는 일이며 실효가 없다는 판단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백화점 업계가 선택한 시도는 “멀티샵”으로 보인다.
편집샵, 컨셉샵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우며 지난 봄부터 거론되던 편집매장들이 이번 F/W를 시작으로 속속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검증된 브랜드가 아닌 신진디자이너들을 과감히 기용한 것.
롯데백화점은 신진디자이너그룹 뉴웨이브인서울(NWS)과 공동프로젝트로 편집매장을 전개한다.
‘NWS’소속 박은경, 박윤정, 홍은주, 한승수, 김서룡 디자이너의 참여로 30평 규모의 매장을 공개할 예정이다.

또 신진디자이너 편집샵 ‘Within Shops’도 본점 2층에 영업면적 30평 규모로 오는 가을 오픈한다.
노승은, 송자인, 서상영, 임현희, 이은우, 이문희, 이보현 등이 각각의 컨셉에 맞는 의류 및 구두를 선보이며 새로운 패션트렌드를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측은 ‘NWS’은 50대를, ‘Within Shops’은 20-30대를 타겟으로 각각 디자이너 육성과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 브랜드 육성이라는 분명히 구분되는 목적을 밝히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젊은 대학생이 메인고객인 신촌점에 신진디자이너 편집매장 ‘C컨셉’을26평 규모로 9일 오픈한다.
8월 공모전을 통해 선발된 진은경, 김현종, 이재윤 3인과 이영지, 이은정, 조은미, 홍은정, 천애주, 허하나, 카트디에어포트, 문경래, 서승희 등의 신진디자이너가 활동하게 된다.

유통 최대 이슈로 떠오른 디자이너 편집샵은 갤러리아백화점이 그 시초로 갤러리아백화점의 디자이너 편집샵 ‘GDS’도 기존의 고가정책에서 지난 S/S부터는 단품류 가격인하를 실시하는 등 일제 개편을 시도했다.

윤영선, 이영지, 배상은, 박윤정, 최정인 등 의류와 가방, 신발, 액세서리 디자이너의 참여로 아이템 보완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백화점업계 편집매장의 중심축이 되는 기성디자이너 유치 및 신진디자이너 기용은 천편일률적 브랜드에서 탈피해 상품구성 다변화와 백화점별 차별화에 일조한다는 취지로 풀이되고 있다.

▨ 한편, 백화점은 다양한 브랜드들의 편집샵을 구성하는가 하면 브랜드의 다각화된 라인을 집합한 컨셉샵도 선보이고 있다.

롯데가 제시한 ‘메가컨셉샵’은 기존 유통에서 볼수 없었던 40여평이라는 초대형 규모로 우선 시선을 모으고 있다.

여성복에서는 톰보이, 미샤 등 토틀라인을 보유한 브랜드의 개별 메가컨셉샵을 시도했다.
남성복은 라이센스 브랜드 ‘지방시’, ‘빨질레리’, ‘폴스튜어드’와 내셔널브랜드 ‘갤럭시’, ‘마에스트로’, ‘맨스타’, ‘캠브리지’ 등 7개 브랜드가 지난 주 새로운 매장을 공개했다.

이 외 롯데는 남성 액세서리 전문샵을 열고 셔츠, 넥타이, 지갑, 벨트 등 소품류의 원스탑 쇼핑이 가능토록 했다.
이태리 직수입 및 국내 기획 복합 매장으로 구성되는 니트편집샵 ‘마쉬’는 영등포, 일산, 포항, 창원점에 전개할 방침이다.

현대백화점도 9월 중순경 남성토틀샵 ‘맨스 스퀘어’를 무역센터점에 120여평의 대형매장으로 열 계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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