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점]대농 ‘새주인’…갑을 ‘법정관리’

대농이 부동산개발회사인 신영에 인수된 것을 비롯, 갑을이 법정관리 본인가를 얻어냈다. 국내 대표적인 면방부실기업으로 떠오른 이들이 정상과 회생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대농은 부동산개발회사인 신영이 대주주로 있는 산은캐피탈컨소시엄에 최종 인수됐다. 지난 20일 대농 인수 우성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산은캐피탈 컨소시엄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채권관계인집회에서 채권자들로부터 동의 얻어 인수금액 1450억원에 부채 8000억원을 탕감 받는 조건을 얻어낸 것.

대농은 청주면방공장과 서울 마포사옥 안산 염색가공공장 중국 청도 의류공장등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청주면방공장 12만7천3백평부지는 랜드마그 복합단지로 개발하며 생산시설은 청원으로 이전할 예정으로 공장부지를 물색 중이다.

대농을 인수한 신영측은 대농마포사옥과 안산공장은 매각 또는 리모델링을 검토키로 했으며, 중국 청도공장은 그대로 운영하는 한편 면방직부문은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만성적자에 허덕이는 회사를 흑자로 탈바꿈시킨다는 복안이다.

신영은 1984년 신영기업으로 출발해 빌딩정보 사업과 분양대행업을 전개하면서 97년 분당에서 시그마투 오피스텔을 분양하면서 부동산개발업체의 입지를 굳혔다. 그 후 서울과 수도권에서만 20여건의 개발사업을 해 7000여 가구의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을 공급해왔다.

신영은 공장부지가운데 7만평은 아파트와 백화점 업무용 빌딩으로 개발하고 나머지는 도로와 공공시설 용지 공원 등으로 기부 채납키로 했다.

갑을 경우 지난 20일 대구지법 파산부(부장판사 황영목)가 직권으로 법정관리 인가결정을 내린 것. 채권단에 의해 정리계획안이 부결된 (주)갑을에 대해 채권자 권리보호조항을 적용, 직권으로 법정관리 본인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주)갑을은 청산절차를 밟지 않고 법정관리를 받게 돼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파산부는 정리채권의 경우 동의요건(채권자의 3분의 2 찬성)에 못 미치는 61.89%만 찬성했으나, 원금 감면을 금지하는 내부 규정에 따라 정리계획안에 반대한 신용보증기금(5.15%), 서울보증보험(4.40%), 국민은행(11.81%)을 제외하면 실질 동의율이 90%에 이르는 점을 감안한 것.

갑을은 향후 정리계획안에 따라 정리담보 채권액의 60%는 2008년부터 2014년까지 분할 변제하고 25%는 1주당 3만원 발행가의 보통주식으로 출자전환, 15%는 정리기간 종료일에 신규차입으로 변제하게 된다. 갑을은 9천여억원의 채무로 인해 지난해 4월 법원으로부터 법정관리 개시결정을 받았으나 최근 채권자의 반대로 본인가가 두 차례 부결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