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窓]브랜드 관리가 생명력 좌우
2005-10-28 안성희
하루아침에 떴다가도 조금이라도 관리가 소홀하면 금새 지고 마는 것이 브랜드의 생명.
아무리 해외에서 유명세를 톡톡히 치른 브랜드라 할 지라도 국내에서 라이센싱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브랜드의 밸류는 천차만별 벌어지기 마련이다.
브랜드 마스터권자의 관리 불량으로 국내에서 명함 내밀기 부끄러운 브랜드도 수두룩한 걸 보면 해외에서 한국을 보는 시각은 어떨지 궁금해진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는 라이센싱을 잘 하는 나라로 배울 점이 많다. 따라서 패션의 본고장인 유럽의 유명업체들은 아시아하면 일본에 우선적으로 라이센싱 사업을 펼치고자 한다. 일본 사람 특유의 장인정신이 브랜드 라이센싱에서도 나타나 잘 가꾸고 키워나간다는 인상을 받는다.
물론 국내에서도 내로라 하는 라이센싱 업체는 해외에서 거는 기대이상 스타급으로 육성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엘르’는 잡지에서 출발했지만 현재 여성정장, 영캐주얼, 골프웨어, 인너웨어, 침구, 유아복 등으로 확산돼있다.
엘르라이센싱은 업체간 공동마케팅을 주기적으로 개최해 상호 윈윈전략을 고수하고 있으며 브랜드 컨셉 및 패턴 등을 제안해 디자인의 공통성을 부여하고 있다.
‘UCLA’는 미국 대학의 이름을 내건 캠퍼스룩에서 파생됐지만 미국에서는 자동차시트, 글래스, 텐트 등 생활소품류까지 다양하게 번져있다. 학교의 명예와 명성 등 이미지 손상이 가지 않는 선에서 마케팅을 잘 했다는 평가다.
일본에서 크게 성공한 ‘까르방’은 최근들어 국내에서 리뉴얼 작업에 들어갔다. 향수 및 여성화장품류가 유명한 이 브랜드는 얼마 전 명동 중앙로에 대형 화장품샵을 열면서 소비자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앞으로 고급 이미지 정착에 주력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경기불황이 계속되면서 패션업계의 신규런칭 빈도수가 떨어졌으며 로얄티 수금조차 허덕이는 마스터 업체들이 늘면서 라이센싱 업계는 전반적으로 침체기를 맞았다. 그러다보니 살아남기 위해 헐값에 브랜드를 팔 듯 무분별한 서브 라이센싱 계약을 맺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그러나 장기적인 브랜드 육성, 미래에 대한 투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면 당장의 이익 앞에 무너지는 일은 없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