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우텍스

2000-11-29     한국섬유신문
셔츠 하나만 놓고 따지자면 보우텍스(대표 박학경)는 이 시장에서 단연 국내 최고다. 미국 성인 남성 5명중 한명은 보우텍스 셔츠를 입고 있다는 얘기는 이제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상식. 보우텍스는 지난해 4,375만 달러의 셔츠를 수출한데 이 어 올해에는 5,053만 달러(98년7월∼99년 6월 실적 기 준)의 상당의 셔츠를 외국으로 실어 보냈다. 연말 기준 으로는 이보다 많은 6,100만 달러의 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박학경 사장은 창업초기 회사 설립 자본금 부족으로 작 은 임대 사무실을 얻어 사업을 시작했으나 이제는 연매 출 820억원의 중견기업으로 보우텍스를 일구어 냈다. 80∼90년대를 가로지르는 박사장의 성공 신화에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경쟁 국가들에 대항해 온 우리 섬유 업체들의 고난과 역경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 노사 분규로 기업 경영 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對美 수 출의 핵심이었던 쿼타 확보가 업체의 흥망을 좌우하던 1980년대 후반, 각 업체들은 척박한 해외 시장으로 내 몰리는 상황이었다. 박사장 역시 자고나면 올라가는 공장 노임, 물류·운송 비용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89년 과테말라에 진 출, 제 2의 창업을 선언했으나 일주일 동안 밤을 세우 며 설치한 기계를 도난 당하는가 하면 애써 숙련시킨 기능공들이 타사로 빠져나가는 등 해외 정착이 그리 녹 녹치는 않았다. 그러나 철저한 기업 현지화 및 품질 우선의 생산 관리 에 치중한 결과 미국 거래선으로부터의 주문이 폭등, 92년에는 과테말라에 제 2 봉제 공장을 세워 새로운 도 약의 기틀을 마련했다. 93년에는 거래선이 보내주는 원 부자재 단순 가공에서 벗어나 직접 원부자재를 구매, 완성된 제품을 납품하는 완제품 수출 방식으로 전환했 으며 이 당시 미국에 불어닥친 이익 극대화와 경비 절 감의 조류에 부응, 일체의 수입 업자를 배제하고 외국 바이어들에 대한 직수출 비중을 높여 바이어들의 큰 호 응을 받았다. 특히 해외 공장 설립시에는 깨끗하고 쾌적한 공장 환경 조성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최신 시설을 도입하는가 하면 공장내 병원, 구내식당을 설치하는 등 직원들 복 리 후생 증진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이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보우텍스는 1,200만장에 달하 는 과테말라 전체 셔츠 쿼타중 약 25%를 차지하는 300 만장의 쿼타를 보유하게 됐으며 엘살바도르에서는 200 만장의 쿼타를 확보, 연간 총 5백만장의 면제품 수출 쿼타를 보유하고 세계 2위의 셔츠 생산 업체로 부상했 다. 또 93년에는 지금까지도 베스트 품목으로 자리잡고 있 는 형상기억 Y-셔츠(무다림질 셔츠)의 선두 자리를 탈 환, 미국 소비자들로 하여금 보우텍스의 이름을 되새기 게 했다. 보우텍스는 앞으로 미국 지사 설립을 늘려나감과 동시 에 안정된 원자재 조달을 위해 조만간 중국에도 지사를 설치할 예정이며 이들 지역 지사망 연계가 완료되는 대 로 제 4의 변혁기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정기창 기자 kcjung@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