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窓]브랜드社의 작은 배려

2006-04-14     유구환
매 시즌 반복되고 있는 정장 니트 업계의 저가 행사는 이미 사태를 수습하기 힘들 정도다.
현 니트업계는 고가의 이미지를 내세우며 세트 50~60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 있는 반면 1, 2만원대의 풀오버가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는 것.
일예로 지난해 6만원에 판매하던 행사용 가디건을 다음해에 같은 가격에 판매하면 비싸서 안 팔린다고 한다. 그만큼 소비자들이 가격인하에 적응해가고 있으며 브랜드들이 제안하는 가격에 혼란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같은 브랜드가 같은 층에서 몇 십만원대와 몇 만원대를 동시 판매하고 있다면 소비자들은 정상판매 제품에 어느 정도 신뢰감을 얻고 구입을 할지, 혹은 정상판매에서 구입한 고객들 중 일부가 행사매대를 본다면 어떠한 느낌을 받을지.
물론 브랜드입장에서는 세일이나 행사로 판매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고객들에게 파격적인 가격할인으로 자극을 주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순간적인 달콤함에 빠져 중독 시 되어진다면 결국 브랜드 수명은 단축될 수밖에 없다.
니트업계가 다시 활기를 찾기 시작한 지금 주변 브랜드의 성공사례와 해외업체들의 기획력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남성 명품으로 유명한 '아르마니'는 '조르지오''꼴레지오''엠포리오'라는 콜렉션과 등급별 세컨브랜드를 기획해 최상품의 이미지를 지켜오고 있다. 중가 시장이 커짐에 따라 '아르마니 익스체인지'라는 중가형 라인을 만들고 젊은층을 흡수한 성공사례도 있다. 또한 국내 여성 G브랜드도 할인점으로 유통시키는 이월상품이나 행사용 제품의 라벨을 따로 구분 지어 놓고 브랜드명도 일부 변경해 정상가 구입 고객에 대한 신뢰를 지켜가고 있다.
국내 니트 브랜드들은 해외시장의 성공사례와 장기간의 노하우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객들의 소비심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그 해결방안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이제는 말로만 행사비중의 심각성을 논할 때가 아니다.
어느 누가 됐든 새로운 기획력으로 자사의 브랜드와 시장 판도에 변화를 줘야 하며 흔들리는 니트시장을 바로잡을 때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