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邱 구조고도화 ‘긴급수혈’
단시간내 회생 특별법 필요성 제기
2006-05-09 김영관
지금까지 대구경북 섬유산업 구조조정과 처방에 깊히 관여해 왔던 인사가 아닌 김만제 산학경영기술연구원 이사장에 의해서다.
김이사장은 “2003년 당시 포스트 밀라노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마련한 '대구경북 섬유산업 발전전략'보고서(섬개연, 섬산협 공저)가 백화점식 나열식에다 탁상공론에 그치고 있어 대구경북 섬유산업의 미래를 보장 받을수 없다”며 핵심사업 정리와 이를 주도적으로 추진키 위한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만시지탄이요 쌍수 들어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10여년간 초점잃은 구조조정책과 방향잃은 발전전략을 펼쳐온 대구경북 섬유업계, 기관, 단체를 비롯 대구시는 '창피함'을 피할수 없게 됐다.
섬유와는 관계없는 김이사장에 의해 대구섬유산업의 앞날에 대한 설계를 떠 맡기게된 꼴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섬유산업이 불황의 회오리에 말려들기 시작한 90년 중반부터 시와 때를 가리지않고 진단과 처방에 앞장서거나 타개책을 마련한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 대구경북개발연구원 L씨, 영남대학교 K씨 등은 그들이 내놓은 방향타를 잃은 처방전을 놓고 지금 김이사장앞에 설수있는 용기가 있을까.
이 날 토론회에서 패널로 나온 조영창 매일신문 논설위원도 대구경북 섬유관련 단체,대구시,업계의 구조조정 방향 설정 및 노력 미흡을 질타하며 특별법의 성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제와서 책임론을 펼치는 것은 아니다.
반성과 지혜가 필요한 시기이기에 짚고 넘어가자는 뜻이다.
관련기관,단체,연구소등의 내 욕심 챙기기의 반성없이는 특별법은 무의미 할수밖에 없기에 더욱 그렇다.
최소한 백년대계를 바라보고 내 욕심에 앞서 산업전체를 걱정하고 헌신,봉사하며 책임을 진다는 각오로 나서야 앞뒤가 맞다.
특별법은 이러한 과거를 반성하는 궤도에서 탄생되어야만 성과를 기대할수 있다.
포스트 밀라노프로젝트 전체 예산 1,986억원중 대구경북 섬유업체의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R&D 자금이 전체예산의 10%가 넘는 200억원에 달하고 있지만 방만한 과제선정과 사후관리등으로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이다.
이를 개선하고 극복하기 위해 전략산업 기획단을 설립, 연간 수십억원의 예산을 쓰고 있지만 성과는 평점이하다.
이대로 라면 수천억원의 R&D 자금을 지원해봤자 대구경북섬유산업 구조고도화는 요원할수밖에 없다.
1,2단계 밀라노 프로젝트 사업 전체예산 8,786억원 중 민자가 2,901억원에 달한다.
이만한 규모의 민자를 얼마나 출연했는지 이를 확인하고 사후관리하는 기능이 떨어진데다 사업추진 주체인 기관,단체,개별업체들은 오직 국비(5,065억원)와 지방비(820억원)따먹기에 혈안이 돼있다. 이러한 총체적인 시행착오를 개선하고 제대로된 구조고도화를 이루기 위해 대구경북섬유업계는 '특별법'이란 씨앗을 뿌릴 때이다.
남의탓이 아닌 내탓으로 과거를 반성하고 역사앞에 부끄럼이 없도록 특별법에 임해 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패널로 나온 조상호 섬개연 원장이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며 '새로운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대목이 가슴이 와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