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억대 이익에 웃고…3천억대 손실에 울고’

석화 글로벌 경쟁력 확보 우선…내수가 인상 불가피, 화섬 감산불사… 생산기반 공동화로 공멸 초래할것

2006-05-12     유수연
최근 섬유원료 메이커들이 지난해 TPA부문에서만 6,000억원대의 이익을 시현하고 있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화섬업계와의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삼남석화의 경우 지난해 1,056억원의 영업이익을 비롯해 KP케미칼 1,097억원 태광 966억원 삼성석화 946억원 효성 883억원 등의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TPA를 공급받아 섬유를 생산하는 코오롱ㆍ새한ㆍ휴비스 등 화섬업계는 지난해 3,000억원의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는등, 석화업계와의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최근 석유 화학업계의 일방적인 원료 가격 인상조치로 사면초가에 몰린 화섬업계는 추가 감산을 검토하는등 비상상태에 돌입했다.
석화업계는 이에 대해 “원료가격 상승이나 중국과의 통상마찰을 감안할 때 내수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조치”라며 “화섬업계의 경쟁력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며 막무가내 자세를 고수하고 있으며, 화섬업계는 생산 기반 공동화라는 최악의 상황이 도래할 것이라며 위기 의식을 고취하고 있다. 실제로 화섬원료인 테레프탈산(TPA)을 생산하는 석유화학 업계는 최근 휴비스ㆍ새한 등 화섬업체에 수출가와 내수가의 차이를 기존의 60~70달러에서 20달러로 대폭 줄이겠다고 통보한바있다. 이에 대해 화섬업계는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을 사실상 TPA가격 인상을 통해 국내업체에 전가하겠다는 의도이자 전형적인 홀대행위”라며 “업체당 연간 수백억원의 부담을 추가로 떠안게될 것”이라고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일부 화섬업체는 TPA가격이 추가 인상될 경우 앞으로 섬유 생산량을 10~20%정도 감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TPA 가격이 20~30%씩 급등한데다 원자재 가격조건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중국에서 원자재를 거둬들이는 바람에 공장가동마저 중단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온 화섬업계는 석화업계가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TPA 가격을 인상할 경우 국내 화섬업계는 섬유 생산을 전면 중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결국 석화업계가 국내 시장을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중국의 경우 오는 2007년께 섬유원료 생산설비의 증설을 완료하면 자급체계를 갖춰 국내 석화업체의 TPA 대중 수출길도 끊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